보잉 777 항공기의 비행 모습.

정부가 미국 보잉사와 방산 및 항공우주 분야 협력을 확대한다. 항공우주용 반도체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디지털 생산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보잉의 공급망에 국내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로 문호를 열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3일 오후 테드 콜버트 보잉 항공방산부문(BDS)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한국 정부와 보잉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이번 면담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항공우주 공급망이 재편되고 각국의 국방 예산이 증가하는 국제적 상황 변화를 고려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면담에서 양측은 △민수·군수 미래 항공 분야 공동개발 △민군겸용기술 협력 및 국내 투자 확대 △보잉의 항공기 구조물과 소재·부품에 국내기업 참여 확대 △'보잉 공급망 회의’ 한국 개최 정례화 △보잉코리아 기술연구센터(BKETC)의 인력 및 기능 확대 등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한국 기업들이 초기 설계 단계부터 보잉의 미래 항공기(민수·군수)의 체계 및 구성품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잉측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산업부가 추진 중인 ‘항공우주산업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펀드’에 보잉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도 요청했다.

이와 함께 한국기업의 소재부품장비 기술력을 보잉에게 소개하고, 항공우주용 반도체 및 UAM 공동 연구개발(R&D) 양해각서(MOU) 체결을 제안했다.

보잉 측은 “산업부와 공동 연구개발 양해각서는 내용을 확정한 단계”라면서 “투자펀드는 규모와 투자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방한 기간 중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한화, LIG넥스원 등 최고 경영자들과 면담 결과 등을 토대로 한국과의 항공우주방산 협력 내용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또 지난 3일 부산에서 열린 ‘보잉 공급망 회의’를 매년 정기적으로 국내에서 개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보잉 측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한국 정부는 외투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보잉이 한국에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달라”고 했다.

산업부는 이번 면담에서 논의된 의제들이 보잉과의 MOU 체결, 공동 R&D 추진, 투자 유치 등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잉측과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