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세수 진도율이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4년 만의 '세수 결손'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녹록지 않은 세수 상황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3% 내 관리'라는 정부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세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조7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누계 기준 역대 최대의 세수 감소 폭을 기록한 것이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주식시장의 침체를 비롯해 감세 정책, 공시가격 하락 등의 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3월부터 연말까지 작년과 비슷한 세수를 거두더라도 올해 걷히는 세수는 380조2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해 세출 예산을 편성하며 추정한 올해 세입 전망치(400조5000억원)에 견줘 20조원 이상의 '구멍'이 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벌써 솔솔 나온다. 재정수지는 나라 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일종의 '가계부'다. 통합재정수지는 국세 등을 포함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수치이고, 이런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해 산출한 수치를 관리재정수지라 일컫는다.
기재부는 지난해 8월 '2023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6%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2년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5.4%로 집계됐는데, 이를 절반 수준으로 감축시키겠다는 것이다. 해당 비율을 3% 내로 제한하는 것은 정부가 현재 법제화를 위해 국회와 씨름 중인 '재정 준칙'에도 담긴 내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GDP는 2150조5758억원이다. 세수가 15조~20조원가량 못 미친다고 가정한다면, GDP 대비 세수 부족분의 비율만 0.6~0.9%에 달한다. 당초 목표한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2.6%에 이를 반영한다면, 적자 비율이 3%를 넘어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정 전문가는 "올해 세수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위기"라며 "세수 결손으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3%를 넘길 수 있단 시나리오를 고려한다면, 올해 굉장히 확장적인 재정 정책을 편 셈"이라고 했다.
정부는 '상저하고'(상반기에 경기가 나쁘고 하반기에 반등) 경기 흐름에 희망을 걸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전문가들은 상저하고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1·2월 세수가 부족했지만 하반기에 다시 부족한 만큼을 메울 수가 있다면 연간으론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 이유에서 GDP 대비 재정수지 비율 3% 내 관리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도 현재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재부의 속내는 올해 세수 부족에 대한 위기감이 매우 역력한 분위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올해 세수 상황이 굉장히 타이트(tight)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에서 나아가, 최근엔 올해 '세수 결손'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경계 수위를 높였다.
그는 지난 7일 삼성전자(005930)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정부 예상보다 부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기재부 세제실은 오는 5월쯤 올해 연간 세수 여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놓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