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업계 1·2위 기업인 하이브(352820)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의 결합 심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대형 연예기획사 간 결합 심사가 처음인 데다 해당 업계의 수익 구조도 다변화하고 복잡해진 터라 공정위는 일찍이 팬덤 시장 공부에 돌입한 모습이다.

20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 10일 에스엠 1대 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여기에 더해 하이브는 다음 달 1일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25%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이브의 계획대로라면 에스엠 지분율은 40%까지 확대된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 /연합뉴스

이런 하이브의 행보에 다음 시선은 공정위로 향한다. 공정위가 심사에 착수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은 '15% 룰(rule·원칙)'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인 회사가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인 상장 회사 주식을 '15% 이상' 취득할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를 사후 신고해야 한다. 지난 공시 내용은 이에 못 미치는 14.8%이나, 공개매수를 거치면 이 기준을 넘어서는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신고가 접수되면 공정위 기업결합과 혹은 국제기업결합과에서 해당 심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심사에 착수하면 다음 작업은 '시장 획정'이다. 먼저 경쟁 시장의 구역을 나눠야 해당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얼마나 되는지, 결합 시 독과점이나 지배력 남용 우려는 없는지, 결합으로 인한 효과는 무엇인지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업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실무자들은 예상한다. 과거 빅히트(하이브 전신)와 플레디스처럼 경쟁제한 우려가 크지 않았던 중·소형 연예기획사끼리의 기업결합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대형사들의 결합 시도는 처음이어서다.

2020년 10월 빅히트와 플레디스 기업결합 당시 공정위는 4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양사 간 결합 후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결합을 승인했다. 이들의 경쟁제한 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획정 기준은 '국내 연예매니지먼트' 및 '국내 대중음악(음원·음반) 기획 및 제작' 시장으로 설정됐다.

팬 플랫폼인 '위버스'(왼쪽)와 '디어유 버블'. /각사 제공

공정위 관계자는 "(빅히트-플레디스 결합) 당시에는 경쟁제한 우려를 크게 하지 않은 기업결합이어서 깊게 본 건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시장 획정 부분을 더욱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고가 접수되기 전이지만 직원들은 이미 관련 시장에 관한 공부를 시작한 상태"라고 말했다.

실무자들은 요즘 연예기획사들의 수익 구조가 복잡해지고 다변화했다는 점이 복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음반 제작 판매 수익 외에 온·오프라인 공연, 굿즈 판매, NFT 등 디지털 재화 판매, '위버스'·'디어유 버블' 같은 팬 플랫폼 등의 수익도 커졌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워낙 팬덤 시장이 복잡한 탓에 매출이 일어나는 상품이나 서비스 종류별로, 경쟁 상품·서비스 군이 어디까지인지를 측정해야 할 것"이라며 "산업에 대한 경제 분석, 이해 관계자 인터뷰 등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이들 연예기획사가 진출한 북미 및 베트남·태국 등 해외 경쟁당국도 이번 결합심사의 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국 기업일지라도 만약 이들의 결합이 현지 시장에서 일정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면, 각 나라 경쟁당국이 들여다볼 수도 있는 사안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기준이 '결합하려는 해외 기업들의 국내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인 경우'로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