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경기와 물가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 수시로 바뀌면서 달러화 가치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14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8원 가까이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이 둔화할 것이란 기대감에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9원 내린 1269.4원에 마감했다. 8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날 4.3원 하락한 1273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낙폭을 키우면서 1270원 아래로 내려왔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7.9원(0.62%) 내린 1269.4원을 나타내고 있다. 2023.2.14/뉴스1

이달 초 1210원대였던 환율은 지난 3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 13일 장중 1277원까지 치솟았다. 8거래일 동안 59원 뛰었다.

전날의 경우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의 여파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점이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에 따르면 향후 1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2%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과도했다는 시각이 힘을 얻으면서 이날 달러화 가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8% 내린 103.067을 기록 중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은 6.5%를 기록한 바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 1월 CPI를 대기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보합권에 머물렀다는 시각이 확산, 인플레이션 우려가 소폭 진정됐다”며 “여기에 유럽연합(EU) 성장률이 상향 조정되면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