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21년부터 2년간 추진해 온 '컨테이너 IoT(사물 인터넷) 장비 보급' 시범사업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탈부착형 컨테이너 IoT 장비. /해수부 제공

2022년 7월 부산에서 일본 도쿄로 향할 예정이었던 N해운사 선박의 컨테이너에서 온도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컨테이너 냉각기에 문제가 생겨 냉동 기능이 정상작동하지 않은 것이었다.

해당 컨테이너 안에는 국내 1위 식품 기업인 CJ제일제당의 냉동식품이 들어 있었다. 컨테이너 선적 완료 후 출항을 대기하고 있던 선박에선 긴급 보수 작업이 진행됐다.

냉각기 이상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배가 출항했다면 컨테이너 속 식품은 모두 폐기를 해야 했을 상황이었다. IoT(사물인터넷) 온도 센서 알림 기능 덕분에 컨테이너 박스 안의 냉동식품들은 무사히 수출길에 오를 수 있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컨테이너의 IoT 온도 관리 기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한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체들은 2차 전지 등을 수출할 때 컨테이너의 온도를 23도 정도로 설정을 한다. 컨테이너에 장착된 IoT 장비는 보관된 리튬이온배터리가 안정을 유지한 상태로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의 온·습도를 조절한다.

국적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컨테이너선 화재 사건 이후 전기차용 배터리 선적에 대한 선사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라며 “원격 모니터링 장비로 이상 징후를 빨리 포착할 수 있어 화주와 선사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2021년부터 2년간 추진해 온 ‘컨테이너 IoT 장비 보급’ 시범 사업이 완료됐다.

컨테이너 IoT 장비보급 시범 사업은 컨테이너의 외부에 IoT 장비를 설치해 운송사가 컨테이너의 상태정보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한 사업이다. 정부는 2021년부터 2년간 총 4160개의 IoT 장비를 국적선사에 보급했다.

컨테이너에 장착된 IoT 장비는 컨테이너 상태 정보를 디지털로 제공했다. 선사들은 화물의 위치와 상태 등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능해졌다. 화주들도 IoT 장비를 통해 화물의 위치와 상태 정보 및 내부 온도 조절 등을 통해 배송 상품의 상태를 최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HMM이 운영 중인 사물인터넷 기술 도입 냉장·냉동 컨테이너. /HMM 제공

그동안 위치 파악이 안 돼 자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컨테이너의 위치 추적이 가능해지면서 선사들이 컨테이너를 담보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외항만에 소재하는 선사 소유의 컨테이너는 위치 파악이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금융기관도 컨테이너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그동안 담보(자산)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IoT 장비 부착 시범 사업에 이어 내년을 목표로 스마트 컨테이너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해수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컨테이너 실용화 기술개발 사업에 82억3200만원의 국고가 지원된다.

스마트 컨테이너는 컨테이너에 IoT 장비를 내장해 위치부터 충격 여부, 문개폐 여부를 원거리에서 알 수 있다. 온·습도 원격 조절도 가능하다. 화주 입장에선 화물의 최적 상태 유지는 물론 도난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홍근형 해수부 스마트해운물류팀장은 “기술 개발이 차질없이 완료된다면 우리나라는 10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세계 컨테이너 시장의 스마트 컨테이너 분야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출 경쟁력 제고도 기대된다. 홍 팀장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기기는 온도와 진동에 매우 민감하다”면서 “스마트 컨테이너 개발이 완료되면 온도를 비롯해 진동까지 원격으로 관리가 가능해지는 만큼 우리 수출품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