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내년 초에도 소비자물가가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물가 흐름을 좌우할 요인으로는 국제유가 추이와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 양상, 에너지 요금 인상폭을 꼽았다.

한국은행은 30일 오전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이날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에 이어 5.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5.1%로 집계됐다.

서울 시내 주택가의 전기 계량기 모습. / 연합뉴스

이환석 부총재보는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서비스물가 오름세가 둔화됐으나, 공업제품가격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전월에 이어 5.0%를 나타냈다”며 “이는 지난 11월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원물가는 집세 상승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식물가 오름폭 축소 등으로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상승률이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식료품·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10월 4.2%, 11월 4.3%, 12월 4.1%로 집계됐다.

이달 가공식품 가격은 상승률은 10.3%를 기록했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 10월 원유(原乳) 기본가격 인상의 여파로 우유, 발효유 등 관련 품목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최근 주요 탄산음료 가격 인상 등으로 당분간 가공식품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국은행은 내다봤다.

이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는 내년 초에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물가 전망 경로 상에는 유가 추이, 중국 내 방역조치 완화 및 코로나 재확산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 등이 상방 리스크, 경기 둔화폭 확대 가능성 등은 하방리스크로 각각 잠재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