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은현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물질적 빈곤은 개선됐지만, 정서적인 스트레스는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아동청소년의 자살률은 10만명당 1.4명에 불과했으나, 2021년엔 10만명당 2.7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대적 빈곤율이 16.0%에서 9.8%로 개선된 것과 비교된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아동청소년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만 0~17세 아동·청소년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7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아동·청소년 자살률 10만명당 2.6명을 넘어선 수치로, 역대 가장 높다.

2009년 이후 감소추세를 보이던 자살률은 2018년부터 다시 증가추세로 전환했다. 특히 12~14세 자살률이 급증했다. 2000년 1.1명이던 12~14세 자살률은 2009년 3.3명으로 증가한 이후 2016년 1.3명까지 감소했다 다시 증가 전환하며 2021년에는 5.0명을 기록했다.

아동·청소년(만0세~17세)의 자살률 추이. /통계청 제공

하향 추세를 보이던 ‘자살생각 비율’과 ‘자살시도율’도 지난해 상승 전환했다. 보고서는 “자살 시도 포기 또는 실패로 실제 자살률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차후에 재시도할 여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를 보여주는 ‘스트레스 인지율’은 38.8%로 전년(34.2%)보다 악화됐다.

2020년에는 코로나 19로 인한 등교 중지, 원격수업 등으로 스트레스 인지율이 34.2%로 통계 측정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등교를 재개하면서 스트레스 인지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늦은 결혼과 고령 출산 증가에 따른 저체중 출생아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저체중 출생아 비율은 2000년 3.8%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에는 전체 출생아 중에 7.2%가 2.5kg 미만인 저체중으로 태어났다.

코로나19로 등교가 중지되면서 아동의 영양 결핍률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겹핍률은 1~9세의 경우 2001년 15.2%에서 2019년 3.4%까지 감소했으나, 2020년 6.5%로 증가했다. 10~18세는 2001년 21.2%에서 2011년 13.2%로 감소한 이후 증감을 반복했으나 2020년에는 23.4%로 급격히 증가했다.

보고서는 “2020년 영양결핍률의 급격한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등교중지와 원격수업 등이 아동의 식생활에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하게 한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지난해 10만명당 502.2건을 기록했다. 2001년 10만 명당 17.7건에 불과했던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2013년 72.5건에서 2014년 109.9건으로 급증한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아동학대와 관련된 법제정 강화 등으로 신고건수도 급증했고,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과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률 추이. /통계청 제공

반면 물질적 상황 및 주거 환경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층에 해당하는 아동·청소년의 분포를 보여주는 상대적 빈곤율은 지난해 9.8%로 나타났다. 상대적 빈곤율은 2015년 16.0%에서 2019년 10.6%로 감소했으며, 2020년에는 10% 미만으로 감소했다.

최소한의 주거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가구에 거주하는 아동·청소년의 비율은 2018년 4.1%에서 2020년 2.7%로 감소했다.

일반가구와 비교할 때 아동·청소년이 포함된 가구의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은 낮은 편이다. 다만, 한부모가구는 각각 7.7%, 6.0%로 일반가구보다 높아 다른 계층에 비해 주거의 질이나 안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성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률은 2021년 만 3~9세의 28.4%, 만 10~19세의 37.0%가 과의존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 3~9세 아동의 스마트 과의존 위험률이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