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형 재산에 부과하는 조세인 '재산세'가 통념과 달리 빈부격차를 줄이는 소득 재분배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주택 소유자가 내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도 소득 재분배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정부가 재산세나 종부세를 특정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세제로 활용해서는 원하는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의미다.
통계청은 13일 이런 내용이 담긴 '한국의 사회동향 2022′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동안 재산세 부과 전·후의 지니계수(소득 불평등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 감소율로 소득 재분배 효과를 측정했다. 지니계수가 하락하면 소득 재분배 효과의 부호를 양(+)으로, 상승하면 음(-)으로 평가했다.
측정 결과 재산세의 소득 재분배 효과는 매년 음(-)의 값을 나타냈다. 2019년이 -0.38%로 가장 작았고, 2015년이 -0.64%로 가장 컸다. 2020년은 -0.53%였다. 특히 자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주택분' 재산세의 음값이 가장 컸다. 이에 대해 성 교수는 "지니계수가 상승한 결과"라며 "(재산세는) 소득 재분배를 위한 정책 수단의 효과성이 아주 낮다"고 했다.
고가 주택 등에 한정해 부과하는 종부세 역시 음의 소득 재분배 효과를 보였다. 성 교수는 "고가 주택의 경우 고소득자도 많이 포함되지만, 소득이 낮은 은퇴자 중에서도 고가주택 소유자가 많다"며 "저소득·고령층에서 상대적으로 재산세를 더 많이 부담한다"고 분석했다.
성 교수에 따르면 소득 최하위 10%(1분위)는 재산세 비중이 소득 비중의 6.15배로 재산세 부담 비율이 매우 높았다. 반면 최상위 10%(10분위)는 0.29배로 재산세 부담이 적었다. 재산세 절대액은 고소득층이 더 많다. 그러나 소득에서 차지하는 재산세 부담 비율은 저소득층일수록 더 높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재산세가 음의 소득 재분배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성 교수는 "단 고소득자일수록 직접적으로 더 높은 비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소득세'는 양의 소득 재분배 효과를 나타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