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0% 올랐다. 여전히 5%대의 높은 상승률이긴 하나 5.7%였던 10월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0.7%포인트(p)나 떨어졌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진정된 것이 도움을 줬다. 다만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10월에 이어 11월에도 23% 이상 치솟았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2022년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4월 2.5%를 시작으로 9월까지 2%대를 지속하다가 10월부터 3%대로 치솟았다. 이후 올해 3월 4.1%를 기록하며 10년 3개월 만에 4%를 돌파했고, 7월 6.3%까지 오른 다음 5%대로 내려왔다.

10월에 5.7% 상승률을 기록한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5.0%로 1개월 만에 0.7%p 하락했다. 전월에 11.4% 상승했던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지난달 0.8%로 둔화한 게 영향을 끼쳤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채소 등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다소 진정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11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의 5.7%와 비교해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12월까지 여파를 미칠 수 있다"고 내다본 바 있다.

세부적으로,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은 4.3%를 기록했다. 전체 460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5% 올랐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공업제품이 전년 동월 대비 5.9%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10월 6.3%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둔화했다. 휘발유 -6.8%, 자동차용 LPG -3.2% 등을 기록했다. 다만 경유(19.6%)와 등유(48.9%) 가격은 치솟았다. 농축수산물은 0.3% 올랐다. 돼지고기(2.6%), 고등어(8.3%), 닭고기(10.2%) 등이 상승했고 쌀(-10.0%), 오이(-35.3%), 상추(-34.3%), 사과(-8.0%) 등은 하락했다.

통계청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전년 동월 대비 23.1% 올랐다. 정부가 10월부터 전기요금을 1킬로와트시(kWh)당 7.4원,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메가줄(MJ)당 2.7원씩 인상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4인 가구 기준 전기요금은 월 2270원, 가스요금은 월 5400원 올랐다.

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4.1% 올랐다. 이 중 집세는 전년 동월 대비로 1.6% 상승했다. 전셋값과 월세 모두 0.1%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6.2% 올랐다. 특히 외식 물가는 8.6%의 높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정부는 상·하방 요인에 모두 존재한다고 했다. 어 심의관은 "가공식품 출고가의 인상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과 개인서비스 등은 소비심리 추이를 고려할 때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어 심의관은 "길게 보면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져서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은 그리 커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저효과까지 겹치면 지금보다는 물가 흐름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