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최근 부동산 현안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내한 성과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동산 세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올해보다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21일 국토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대국민 약속은 최소한 2020년 수준으로 세금과 국민 부담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공시가에 대해선 앞서 조세재정연구원이 공청회에서 제안한 (동결) 정도로는 부족해 더 강화한(현실화율을 더 낮추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오는 22일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 계획을 보완해 발표하는 2차 공청회를 연다. 이번 주 내로 수정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원 장관은 종부세에 대해 “세금으로 부동산 거래를 막겠다고 하는 부분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며 “부담이 덜어진다는 것을 국민들이 선명하게 느낄 수 있도록 (세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최근 부동산 매매가격 하락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가격 하락이 너무나 단기간에 급속도로 진행됐다”며 우려를 표하고 연착륙 유도에 방점을 두겠다고 했다.

원 장관은 “특정 가격대는 정책적 목표가 아니”라면서 “짧은 기간 내 급격한 변동, 거래단절, 수요 실종, 공급금융의 단절 등 총체적인 시장 충격에 대비하는 것이 정부의 과제”라고 말했다.

다만 대출 규제 추가 완화에 대해선 “조금 더 분양하려고 전체를 움직이는 건 도구와 효과가 맞지 않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규제 지역 추가 해제에 대해선 상황을 좀 더 모니터링해 판단하겠다면서 “규제지역을 풀어 거래를 이루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지 않는다”고 했다.

원 장관은 “한방에 거래를 키울 수는 없으니,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살려 나가는 점진적 방안을 쓸 수밖에 없다”면서 “강이 꽁꽁 얼었을 때도 얼음 밑에는 물이 졸졸 흘러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걱정되는 건 공급 금융이 지나치게 위축된 것”이라며 “보릿고개가 와서 추후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폭등할 여지를 쌓아두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오봉역 작업자 사망사고와 탈선 사고가 발생한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 대해선 감찰뿐 아니라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원 장관은 “근무일지를 감찰하니 2시간 30분 일하고 이틀 연속 쉬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근무조와 근무 시간에 문제가 만연하고, 입사한지 얼마 안 된 이들을 숙련된 직원이 해야 하는 선로 작업에 내보낸 사례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안전운임제 연장을 촉구하며 24일 총파업을 예고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에 대해선 22일 오전 국무총리 주재의 관계 장관 회의 이후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