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봉화 광산 매몰사고를 계기로 전국 자원 채굴 현장에서 이따금 발생하는 사고와 정부 대응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봉화 광산 매몰자 2명은 극적으로 생환했으나, 불과 두 달 전 강원도 태백 탄광에서는 작업자가 죽탄(물과 뒤섞인 석탄)에 깔려 숨지는 일이 있었다. 정부는 사고를 당한 탄광 근로자나 그 유족에게 재해위로금을 지급한다.

그런데 정부가 재해위로금 지급을 위해 심의위원회를 개최한 횟수가 지난 5년(2017~2021년) 동안 연평균 7회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사고 피해자의 위로금 청구 건수는 연평균 160건을 웃돌았다. 게다가 2019년 21억원 수준이던 재해위로금 미지급액도 지난해 94억원으로 2년 새 4배 이상 불어났다.

11월 2일 오후 경북 봉화 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 위로금 청구는 늘고, 심의는 줄고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기간이던 2017~2021년 산업부 산하 한국광해광업공단에 접수된 재해위로금 지급 청구 건수는 총 810건(연평균 162건)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77건, 2018년 54건, 2019년 270건, 2020년 215건, 2021년 194건이다.

그런데 정부가 위로금 지급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재해위로금심의위원회를 연 건 5년 동안 총 33회에 그쳤다. 연평균 6.6회다. 2017년 11회, 2018년 4회에 이어 지급 청구 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2019~2021년에도 정부의 재해위로금심의위원회 개최 횟수는 각각 6회, 7회, 5회에 불과했다.

심사가 크게 늘어난 위로금 신청 건수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2018년 11.5건이던 위원회당 심의 건수는 2021년 30.6건으로 급증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이렇게 가끔 심의위원회를 열어 대량으로 처리하고도 여전히 심의조차 받지 못한 청구 건은 올해 4월 1일 기준 3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 수행기관인 광해광업공단 측은 재해위로금 심의 지연에 대해 지급 청구와 소송 증가, 검토 전문인력 부족,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확산에 따른 대면심의 제한 등을 이유로 꼽았다.

과거 국내 한 탄광에서 작업자들이 생산된 석탄을 탄차에 적재하고 있다. / 대한석탄공사

◇ 예산 부족에…미지급액도 급증

심의 지연뿐 아니라 재해위로금 미지급액도 매년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해공업공단이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서다. 가령 지난 2019년 재해위로금은 77억3500만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21억1100만원은 미지급 상태로 남았다. 2020년 위로금 60억6700만원 대부분도 지급되지 않았다. 작년 역시 재해위로금 102억1600만원 중 미지급액이 93억5800만원 발생했다. 2년 사이 미지급액이 4.4배 늘어난 것이다.

상황은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2022년 재해위로금 예산은 116억1500만원인데 이미 1분기에 전액 소진됐다. 미지급액은 71억400만원 발생했다. 정부 관계자는 "재해위로금 지급 적격 대상자로 인정받더라도 그로부터 1년 이상 지난 후에야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탄광은 과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나 1989년 정부가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폐광 또는 석탄 생산 축소에 따른 관련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 매년 폐광대책비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재해위로금은 폐광대책비 사업의 한 축으로, 폐광대책비 수령자 중 재직 당시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나 유족에게 지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