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오늘 금융 사이드에서 과감하게 하나 풀어 놓겠습니다!"
최상목 경제수석 "오늘 국토부 장관께서 굉장한 성과를 올리시는데요.(웃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센 처방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 중

81분간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주재 첫 생중계 비상경제민생회의는 그야말로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였다. 이른바 '스타 장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각 정부부처 장관들은 앞다퉈 자신의 정책을 쏟아내기 바빴고, 칭찬을 받기 위해 여념이 없어 보였다.

생중계 회의에서 가장 많은 발언 빈도를 차지한 이는 사회자인 최 경제수석이었다. 그는 부동산 금융 규제 완화안을 잇따라 내놓은 금융위원장의 발표에 국토교통부의 장관에게 "오늘 굉장한 성과를 올렸다"고 치켜 세우는가 하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부탁할 게 하나 있어 보인다"고 언급하며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주52시간제' 유연화 답변을 유도하기도 했다.

27일 생중계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는 당초 계획한 80분에서 1분 초과된 1시간21분을 진행한 뒤에야 마무리됐다. 사회자가 회의 도중 "진행 시간이 지연되고 있으니, 말을 간략히 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뜨거운 논의가 이어진 분위기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주력산업 ▲해외건설·부동산 ▲중소기업·벤처 ▲관광·콘텐츠산업 ▲디지털·바이오·우주 등 5개 세션으로 꾸려진 이날 회의는 최상목 경제수석이 주도했다. 사회자란 역할에 걸맞게 전 참석자 중 발언 횟수가 26번으로 가장 많았다. 단순히 회의 순서를 진행시키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특정 논의 주제를 주도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책을 둔 금융위원장·국토부 장관과 그의 대화 내용도 그런 점에서 인상 깊은 장면으로 남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 사이드(부문)에서 과감하게 하나 풀어놓겠다"며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허용', '무주택자·1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일괄 50% 적용' 등의 금융규제 완화책을 발표했다.

그러자 최 경제수석은 부동산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수장 원희룡 장관을 향해 "오늘 굉장한 성과를 올리시는데"라며 "경제 활성화에 국토부의 몫이 커진 것이니 단단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원 장관은 "센 처방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주52시간 근무제' 같은 노동규제 완화 방안의 경우 언급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도 했다. 최 경제수석은 이영 중기부 장관에게 "마저 하실 말씀 없으신가요. 아마 부탁할 것이 하나 있을 것 같은데"라고 넌지시 말했고, 이에 이 장관은 기다렸다는듯 "고용노동부에 부탁할 게 있다"며 "주52시간제와 관련, 30인 미만 사업장에 주당 60시간까지 연장하도록 하는 제도가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 의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정식 노동부 장관이 "올해 내로 일몰제를 2년 연장하는 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발언 횟수 12번을 기록해 최 수석에 뒤이었다. 그는 '초·중·고등학생 대상 디지털 네이티브 양성', '핵심 광물 공급망', '에너지 안보' 등 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기도 했고, 궁금한 점이 생기면 장관 발표 중간중간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이날 회의를 통해 전 부처가 산업의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만간 국방과 산업이 결합된 국방산업부로 명칭이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웃으며 농담을 던지자, 윤 대통령은 "복지부는 보건복지 관련 사회서비스산업부라고 봐야 하고 국방은 방위산업부가 돼야 하고, 국토교통부도 인프라건설산업부가 돼야 한다"고 했다.

2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를 TV를 통해 시청하고 있다. /뉴스1

'경제 활성화 추진 전략 및 점검'이라는 회의 성격에 걸맞게 가장 많은 양의 말을 쏟아낸 정부부처 수장은 단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었다. 그의 발언 횟수는 총 8번이었으나, 그 누구보다 긴 시간을 정책 설명에 할애한 인물이었다. 이 장관은 반도체·2차전지·핵심광물·조선·원전 등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과 전망에 대해 말을 쏟아냈다.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오늘날 우리 경제상황을 브리핑하며 이날 회의를 열었던 추 부총리의 언급 횟수 역시 8번에 달했다. 다만 정책 설명에 치중한 이창양 장관과는 달리, 농담처럼 회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발언이 포함된 편이었다. 재정·세제 지원의 권한을 쥔 기재부의 수장인 만큼, 여타 부처 장관들의 읍소를 "국토부 장관께서 제 눈을 보며 절절하게 돈을 달라 하신다", "아이, 곳간 다 떨어지겠다"며 가볍게 받아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이 밖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6번) ▲이영 중기부 장관(5번)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4번) ▲김주현 금융위원장(3번) ▲이종섭 국방부 장관·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2번)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김성한 안보실장·김상훈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장상윤 교육부 차관·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1번) 등이 발언 횟수를 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