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4층 카페거리에서 열린 '2022 그린피스 남극 사진전'을 찾은 시민들이 남극의 자연과 생태가 담긴 사진을 감상하고 있다. /뉴스1

여름철 남극 해안가에서 발생하는 소용돌이가 바다 표층의 따뜻한 물을 빙붕 아랫부분으로 흘려보내 빙하와 빙산의 해빙을 일으키는 과정을 한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빙붕은 남극대륙과 이어진 바다에 떠 있는 200~900m 두께의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말한다. 그동안 수온 상승이 극지방의 얼음을 녹여 해수면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졌지만, 거대한 빙붕 아래로 따뜻한 물이 어떻게 들어가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한국 연구진이 그 과정을 발견한 것이다.

6일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이원상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지난 2019년부터 해수부 R&D(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남극 빙붕이 녹는 원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19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로 난센 빙붕에 접근한 뒤 무인 수중글라이더를 활용해 육안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바닷속을 관측하고 수온·염도·산소포화도 등의 정보를 수집했다.

난센 빙붕: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인근의 빙붕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2016년 4월 214㎢의 얼음덩어리(왼쪽 사진의 동그라미)가 떨어져 나가 바다로 떠내려갔다. 극지연구소는 바닷가의 소용돌이를 타고 따뜻한 해수가 빙붕 아래로 유입돼 빙하의 해빙을 유도하는 과정을 최초로 규명했다. /해양수산부 제공

무인 수중글라이더가 수집한 각종 정보를 분석한 결과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직경 10km의 소용돌이가 표면의 따뜻한 바닷물을 빙붕 하부로 전달하는 과정을 발견했다.

그간 따뜻한 표층의 바닷물이 빙붕 하부로 전달됐을 것이라는 추정은 있었으나 그 과정이 관측되거나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난센 빙붕 앞 소용돌이는 남반구의 여름철에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자연 현상으로, 남극 내륙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대륙 활강풍)·해안을 따라 흐르는 연안류·빙붕 아래서 빙하가 녹아 뿜어져 나오는 물인 융빙수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 작용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용돌이가 차가운 중층수를 위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표층의 따뜻한 바닷물을 아래로 끌어내려 빙붕이 녹는 속도를 가속화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소용돌이의 존재를 파악해 앞으로 빙하가 녹는 속도를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 6월호에 게재됐다. 해당 호에는 남극 빙붕이 녹는 과정에 대한 극지연구소의 연구 결과와 더불어 일본과 벨기에의 연구 결과까지 논문 3편이 동시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