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5.7% 올랐다. 6·7월 두달 연속 6%대로 치솟은 이후 다시 5%대 후반으로 내려선 모습이다. 석유류 가격이 누그러지면서 전월과 비교해서는 21개월 만에 소폭 하락 전환했다.

통계청은 2일 이런 내용의 '2022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년=100)로 전년동월대비 5.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초부터 3%대를 기록하다가 지난 3·4월 4%대, 5월 5%대를 기록한 뒤 6·7월 6%까지 치솟았는데, 지난달 다시 주춤해진 모습이다.

물가 부담에 명절용 간편식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인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관련 명절용 간편식이 진열되어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적전류, 양념육, 떡류 등 30여종의 명절용 가정간편식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났다. /연합뉴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다. 전월 대비로 하락 전환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최근 국제유가 진정세에 따라 석유류가 전월 대비 10% 감소한 영향이 주요했다. 이는 1998년 3월 당시 전월 대비 15.1% 하락을 기록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공업제품이 전월 대비 떨어지면서 상승 폭이 둔화했다. 공업제품은 전월 대비 가공식품이 0.7% 소폭 오르긴 했으나, 두달 연속 석유류가 10.0% 내리면서 전체 1.4% 하락했다. 전년 대비 공업제품은 가공식품이 8.4%, 석유류가 19.7% 각각 오르면서, 7.0%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7.0% 올라 전월(7.1%)보다 상승률이 주춤했다. 축산물이 3.7%, 수산물이 3.2% 오르는 데 그치면서 선방한 것이다. 축산물 할당 관세 품목 확대와 공급 물량 증대 등의 정책 효과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호우·고온 등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여파가 이어지면서 채소류가 27.9% 올라 지난 7월(25.9%)보다 상승 폭을 키웠고, 이를 포함한 농산물이 10.4% 상승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는 15.7% 상승하며 전월(15.7%)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는데,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앞서 공공요금 인상 여파로 지난 7월 전기·가스·수도 상승률은 조사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었다.

개인서비스 역시 6.1% 오르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외식이 8.8%, 외식 외 개인서비스가 4.2% 각각 올랐다.

2022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제공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8% 상승을 기록했는데, 전월(7.9%)보다는 상승 폭을 줄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도 4.4%로 전월(4.5%)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0% 올랐다.

통계청은 이런 추이를 볼 때 조만간 물가 정점 시기를 추정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 불안 요인이 다수 남아있는 것으로 진단하는 만큼, 9월 재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러시아 등 산유국연합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가능성이나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 양상을 비롯해 환율 요인, 태풍 등에 따라서 (물가동향 추이가) 반전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불안 요인은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며 "추석에 따른 수요 측면의 상승 요인도 있을 것이나, 9월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로는 압도적으로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