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이 7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유형분류 기준을 상향해 현재 130개인 공기업·준정부기관을 88개로 42개(32%) 줄인다. 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 제외된 42개 기관은 기타공공기관으로 유형이 변경된다. 기타공공기관은 주무부처가 직접 경영평가를 하는 등 주무부처의 관리·감독 범위와 책임이 확대된다.

기재부는 18일 최상대 2차관 주재로 제10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날 확정된 개편안은 공공기관의 자율성 확대와 직무·성과 중심의 조직 운영, 경영평가시 재무성과 비중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기재부는 우선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제정 이후 15년간 유지된 공기업·준정부기관 유형 분류 기준을 개정했다.

정부는 현재 직원 정원 50명, 총수입액 30억원, 자산규모 10억원 이상인 공공기관을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으로 분류하고 있다. 총수입 중 자체수입액 비중이 50% 이상인 기관은 공기업, 50% 미만인 기관은 준정부기관이다. 이 외의 기관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이 기준을 중소기업기본법 상 ▲업종별 중소기업 분류기준(300명 미만) ▲경영평가 '중소형' 구분기준(300명 미만)을 감안해 준정부기관의 최소 기준을 50명에서 300명으로 상향했다. 총수입액 기준은 200억원, 자산규모는 30억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기준 조정으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수는 130개에서 88개로 42개가 감소한다. 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유형이 변경되면 경영평가 주체가 기재부에서 주무부처로 바뀌게 된다. 임원 임명도 공운법이 아닌 개별법이나 기관 정관에 따라 할 수 있어 인사에 대한 자율성이 높아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은 재무관리 경영평가를 개선하고, 기타공공기관에 대해선 기관 목적과 업무 성격을 반영해 차별화된 관리를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 방안. /기재부 제공

기재부는 공공기관의 사업추진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기준금액을 상향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의 자본규모 확대 및 총사업비 증가 추세를 반영해 현행 총사업비 1000억원, 기관·정부부담액 500억원 이상인 예타 대상 기준을 총사업비 2000억원, 기관·정부부담액 1000억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규모가 큰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으로 예타 조사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신규 투자 사업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관 내부 타당성 검증절차' 이행 실적을 점검해 경영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표에서 과도하게 책정됐다고 지적 받은 사회적 가치 비중도 현행 25점에서 15점으로 축소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정규직 및 간접고용의 정규직 전환 실적 등 정책 목표를 달성한 지표 비중을 축소할 계획"이라며 "반면 노동·자본생산성 및 재무성과 지표 비중을 확대하고,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도 재무성과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공운위에서 내놓은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공기관이 작성한 기관별 혁신 계획은 5점의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평가에 반영한다. 내년에 시행하는 2022년도 경영평가에선 혁신 계획 수립을 점검하고, 2023년도 평가부터는 구체적인 이행 실적을 평가할 방침이다.

기타공공기관에 대해선 교수·박사급 인력 채용시 기관이 필요로 하는 심사자료 수집범위를 주무부처에 위임하기로 했다. 또 외부 심사위원의 비중을 축소하는 등 채용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직무에 따라 급여율을 결정하는 '직무급' 도입도 촉진할 방침이다. 직급 체계는 축소하고, 주요 직위의 민간 개방을 확대하는 등 조직·인사 관리체계를 연공 중심에서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감사위원회 설치를 확대하고, 비상임이사의 활동 사항을 공시 항목에 포함하기로 했다. 최근 중시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항목을 확대하고 공공기관 임원의 징계 기준도 강화해 기관 운영의 책임성과 신뢰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중 개편방안 이행에 필요한 관련 법령과 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라며 "경영평가편람 수정 등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