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37조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을 마련한다는 소식에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 대출금리의 근거가 되는 3년 만기 국고채(국채) 금리는 이달 들어 처음으로 3% 아래로 떨어졌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18%포인트(p) 내린 연 2.928%에 거래를 마쳤다. 3년물 금리가 2%대를 복귀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7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에 관련된 2차 추경 편성을 다루는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채 5년물 금리는 0.137%p 하락한 연 3.160%에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도 연 3.269%를 기록하면서 하루 만에 0.134%p 내렸다.

채권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긴축과 정부의 추경 편성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 연초부터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특히 정부가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할 경우 시중에 국채 물량이 쏟아지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국채금리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채권시장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그러나 전날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추경 재원을 마련한다는 소식에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국채금리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37조원에 달하는 추경 재원을 대부분 세입경정으로 마련하고 지출구조조정과 기금 여유재원, 세계잉여금 등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미 국채금리가 보합권에서 하락 마감한 점도 국내 국채금리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 10년물 금리는 연 2.992%로 0.046%p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