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부의 구두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이 1265원대에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최근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며,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날 원·달러 환율이 126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조만간 13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홍 부총리가 직접 구두개입에 나선 것이다. 환율이 1260원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월 23일(1266.5원) 이후 처음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금주 들어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빠른 상황”이라며 “환율 오름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 강화 가능성, 중국 봉쇄 조치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달러를 제외한 여타 주요 통화들도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홍 부총리의 구두개입성 발언에도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 거래일보다 0.2원 내린 1265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다시 상승 전환했다. 오전 10시를 앞두고 0.8원 오른 1265.8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국 봉쇄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화 강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홍 부총리의 발언이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5일에도 환율 급등에 놀란 외환당국이 한 차례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당시에도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유로화 급락 속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홍남기 부총리의 구두개입성 발언에 속도는 소폭 조절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