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한국-중국, 한국-일본 노선에서 운임을 담합한 20여개 해운업체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다음 달 전원회의를 개최해 제재 여부와 과징금 액수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28일 법조계와 공정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5일 20여개 해운선사에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심사보고서엔 해운업체들이 한-중‧한-일 노선에서 화물을 운반하면서 약 15년간 담합으로 운임을 인상하고, 수시로 공동행위를 모의한 내용이 기재됐다. 중국 노선 제재 대상엔 10여개 중국 선사가, 일본 노선 제재 대상엔 1개 일본 선사가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월 한국-동남아 노선에서 15년간 담합한 23개 선사에 총 9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일본, 중국 노선 과징금 규모는 앞서 동남아 노선에 부과된 962억원에 비해서는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 노선과 비교해 관련 매출액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 노선에서의 해운 담합은 기존 공정위에서 적발한 한-동남아 노선 담합과 유사한 구조로 이뤄졌다. 고려해운‧장금상선‧흥아라인 등 국내 선사는 2003년 운임이 떨어지자 "파격적인 운임 회복"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운임 인상 외에도 유류할증료‧컨테이너 청소비·불균형 조정 비용 등 부대운임을 올리거나 새로 도입하기도 했다. 가격 인상에 반발하는 화주에 대해서는 선적을 거부하는 등 공동행위로 대응하기도 했다.
한편 공정위는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전원회의를 다음달 27일(한-중), 28일(한-일) 이틀 간 열 예정이다. 대상 선사들에도 이 같은 내용으로 공지하고 일정을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사보고서 발송 한달여 만에 심의가 열리는 건 이례적이다. 2020년 기준 조사 종료부터 심의까지 평균 소요되는 기간은 181.7일이었다. 이와 비교하면 5개월가량 빠르다. 5월 새 정부 출범 전에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해 공정위가 속도를 내는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