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4분기 주류 구입비가 사상 최대치로 집계됐다. 특히 술 소비액은 4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또 원유와 원자잿값, 곡류가격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식료품의 지출도 급증했다. 영업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이동이 줄면서, 대중 교통 지출은 감소한 반면, 자동차 연료비는 15%나 급증했다. 비대면 교육 등에 따른 통신비 지출과 사교육비는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서민들의 술 소주, 맥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소주의 핵심 주원료 주정값이 10년만에 인상된 데 따른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3일부터 소주류 제품의 출고가격을 7.9% 인상할 계획이다. 맥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오는 4월부터 주세법 개정안 적용에 따라 맥주의 세금이 ℓ당 20.8원 오른 855.2원으로 인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서 시민들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 2022.2.20/뉴스1

24일 통계청의 ‘2021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2인 가구 이상 월평균 주류 지출 금액은 1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주류 소비액은 지난해 1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류업체들이 소주가격을 인상하면서, 올해 1분기와 2분기 주류 구입비의 급증이 예상된다. 소주의 핵심 주원료인 주정값이 10년 만에 인상된 데에 따른 결과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3일부터 소주류 제품의 출고가격을 7.9% 인상했다. 맥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오는 4월부터 주세법 개정안 적용에 따라 맥주의 세금이 ℓ당 20.8원 오른 855.2원으로 인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술 소비지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특히 영업제한으로 술집 등 매장을 대신해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주류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식당에서 마시는 술은 음식 소비지출로 집계가 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시간 제한, 4~6인 이상 집합 금지 등으로 외식보다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정 내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음식·숙박 소비지출은 36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이는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이다. 세부적으로 식사비 지출은 작년 4분기 34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숙박비도 위드코로나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77% 늘어난 1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소비지출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해 4분기 식료품·비주류음료 소비지출은 40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소비가 늘어나면서 식재료 소비 지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외출이 줄어들면서 교통비 지출은 29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소비침체의 영향으로 자동차 구입비는 8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29.7%나 급감했다. 반면 차량 등 운송기구 연료비는 기름값 급등에 따라 10만6000원으로 2020년 4분기(8만9000원)보도 19.1% 증가했다.

이 밖에 재택근무와 영업제한 등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작년 4분기 통신 지출은 12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7.1% 증가했다. 이동전화기기 등 통신장비(2.3%), 이동전화요금‧인터넷이용료 등 통신서비스(8.6%) 지출이 모두 증가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정규교육비과 사교육비의 격차가 심화됐다. 등교제한 등의 조치로 인해 작년 4분기 정규교육비는 6000원으로 전년 대비 22.1% 급감했다. 반면, 학원·보습교육(성인교육 등) 등 사교육비와 성인교육비는 14만5000원으로 같은 기간 22.9% 급증했다.

문제는 올해 1~2분기다. 인플레이션이 본격화 됨에 따라, 식료품, 에너지 가격인상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9만 5000원으로 전년대비 3.9%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2.50으로 전년에 비해 2.5%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4개월 연속 물가상슬률이 3%대를 기록하면서 1분기 지출액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 비용 급증도 우려된다. 지난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19달러(0.2%) 상승한 배럴당 92.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동북아 천연가스현물가격(JKM)을 보면, LNG 거래 가격은 2021년 1월 열량단위(Mmbtu)당 8달러 선에서, 올해 2월 현재 약 36달러로 4배 이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