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3월을 시작으로 올해 최소 4차례 금리를 올리고, 시장에서는 6~7회 금리인상을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 역시 이르면 5~6월중 개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은 2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돌고 있고 노동시장도 강하다”며 “조만간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방금리를 현 수준인 0.00~0.25%로 유지하되 고용 상황과 치솟는 물가를 감안해 곧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FOMC 발표 이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포함한 주요 외신은 연준이 3월중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상원 청문회서 금리 인상 관련 발언하는 파월 미 연준 의장

27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IB)들은 FOMC 정책결정 내용은 대체로 예상에 부합한 반면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이 다소 ‘매파(hawkish·긴축 선호)적’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3월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그는 “고용시장의 회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고용에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문제를 지목하면서 “물가 안정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와 강력한 고용시장을 지지하는 동시에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우리의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은행들은 파월 의장이 현재의 경제 상황이 과거 금리인상기와 다르다고 수차례 강조한 점, 향후 모든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고려할 가능성과 금리 인상폭이 50bp(1bp=0.01%)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점, 금융여건 긴축을 연준의 정책 변화에 따른 예상된 결과로 본 점 등에 주목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금리인상이 4회 이상일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향후 시장이 금년중 6~7회 인상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또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QT) 개시 결정이 임박했다고 보고 “연준이 5월 FOMC에서 (양적긴축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웰스파고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50bp 금리인상과 매 회의마다 금리인상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 등 매파적이었다”며 “첫 번째 금리인상 이후 대차대조표 축소 결정을 위해 적어도 한번은 회의를 가질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5월 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발표하고 6월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JP모건은 “연준은 시장의 3월 금리인상 예상을 강하게 확인시켜줬다”며 “정책결정문 첫 문단(in the challenging times)을 삭제한 것은 이제 더 이상 비상 상황의 통화정책이 아님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노무라는 “연준이 2월이 아닌 3월에 자산매입 종료를 결정한 것은 인플레이션 급등을 교정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친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