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1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9개월 연속 흑자다. 국제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여파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흑자규모는 1년 전보다 20억달러 줄었다. 공급망 차질에 따른 물류난으로 해상·항공 화물운임이 뛰면서 운송수지는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1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71억6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폭은 1년 전보다 20억2000만달러 줄었다.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19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새해 부산항 신항에 컨테이너 선박이 입항해 수출화물과 환적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는 84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한국은행이 제시한 지난해 연간 92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달성 여부는 불확실하다. 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20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남은 한 달 동안 약 78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상품수지는 59억5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흑자폭은 1년 전(99억5000만달러)보다 40억달러 축소됐다.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의 격차를 의미하는데, 11월 수입 증가폭이 수출 증가폭을 웃돌면서 흑자 규모가 줄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6개월 연속 상회하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수출은 596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1년 전보다 27.1%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석유제품, 반도체, 철강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통관 기준으로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7.1% 늘었다. 반도체는 38.8%, 화공품은 35.8%, 철강제품은 33.7% 증가했다.

수입은 537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5.3% 늘었다. 유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원자재 수입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수입은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원자재 수입이 72.9% 늘었다. 원자재 중에서도 석유제품 수입이 192% 뛰었다. 가스는 165%, 원유 역시 127.8% 급등했다.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도 각각 24.2%, 18.2%씩 증가했다.

지난달 서비스수지는 1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운송수지가 개선되면서 적자폭은 전년 동월 대비 8억4000만달러 줄었다.

운송수지는 17억1000만달러 흑자로, 1년 전보다 12억6000만달러 늘었다. 2020년 7월 이후 1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물류난으로 해상·항공화물 운임이 치솟으면서 운송수입(44억9000만달러)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11월 선박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562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3% 뛰었다. 항공화물운임지수(TAC·상해-미국)도 88.8% 상승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출화물운임이 상승이 지속되면서 운송수입이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14억9000달러로 흑자폭이 1년 전에 비해 10억1000만달러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6억7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65억4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53억5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9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65억5000만달러 늘면서 2020년 4월 이후 2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9억5000만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