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납품업체에 '갑질'을 하는 대형 유통업체는 더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정부가 5억원 한도로 부과해오던 정액 과징금을 법 위반 금액에 비례해 정률로 부과하는 방안을 도입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박기흥 공정거래위원회 유통거래과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유통 분야 납품업체 서면 실태 조사 결과' 브리핑을 갖고 "(유통업체의) 법 위반 금액이 많다면 그에 따라 정률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법이나 시행령을 개정해 내년 중 추진하려고 한다"고 28일 밝혔다.

공정위는 법 위반 금액 및 위법 사안과 관련된 관련 매출액을 산정하고 과징금을 계산해 부과해왔다. 그런데 이 매출액을 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납품업체의 피해가 아무리 커도 관련 매출액이 산정되지 않으면 한도가 5억원으로 정해진 정액 과징금을 부과해야 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 과장은 "실제 법 위반 금액이 상당한데도 관련 매출액 산정이 어려워 정액 과징금을 부과받는 업체가 종종 있었다"면서 "그동안 정액 과징금 위주로 (제재를) 집행해왔는데 문제점을 개선해 정률 과징금을 부과하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정위가 이날 백화점, 대형 마트,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등 대형 유통사 32곳과 거래하는 납품업체 7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거래 관행이 전년에 비해 개선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92.1%로 전년(93.0%) 대비 0.9%P(포인트) 하락했다. 아웃렛·복합 몰(95.7%), 대형 마트(95.5%), 편의점(95.3%), TV 홈쇼핑(94.2%)은 높았지만, 온라인 쇼핑몰이 82.0%으로 비교적 낮았다.

불공정 행위별 경험률을 보면 '판촉비 부당 전가'는 1.7%로 전년(2.5%) 대비 0.8%P 하락, '부당 반품'은 1.2%로 전년(1.4%) 대비 0.2%P 하락, '경영 정보 부당 요구'는 0.6%로 전년(0.8%) 대비 0.2%P 하락, '대금 부당 감액'은 1.5%로 전년(1.6%) 대비 0.1%P 떨어졌다.

반면 '대금 지연 지급'은 7.9%로 4.1%P,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 사용'은 1.1%로 0.4%P, '서면 미교부·지연 교부'는 1.2%로 0.3%P, '배타적 거래 요구'는 2.4%로 1.4%P, '판매 장려금 부당 수취'는 1.9%로 0.3%P, '불이익 제공'은 4.2%로 1.0%P 늘었다.

공정위는 대금 지연 지급, 불이익 제공, 배타적 거래 요구, 판매 장려금 부당 수취 등 경험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불공정 행위는 구체적인 사례를 조사해 법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엄정히 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직매입 거래 대금 지급 기한과 판촉비 분담 기준 등을 명확히 기재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온라인 쇼핑몰·TV 홈쇼핑 표준 계약서도 개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