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와 사글세보다는 안정적인 자가·전세 등에 거주하는 29세 이하 젊은 인구 비율이 5년 사이 늘었다. 반지하·옥탑방 등 한때 청춘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거주 형태에 머무는 청년은 줄었다. 물론 이게 젊은 세대의 살림살이가 개선됐다는 뜻은 아니다. 지난해 20대 다중 채무자 수는 80만 명에 육박한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 점유 형태는 자기집 비율이 57.3%로 가장 높았다. 직전 조사 때인 2015년에는 자기집 거주 비율이 56.8%였는데 소폭 상승한 것이다. 이어 월세 22.9%, 전세 15.5%, 무상 3.7%, 사글세 0.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월세는 2015년 전세 비율을 넘어선 뒤 그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구주 연령별 점유 형태를 보면 29세 이하는 월세, 30대 이상은 자기집에서 거주하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만 29세 이하의 자기집 비율은 2015년 10.1%에서 2020년 12.7%로 2.6%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세 비율은 19.1%에서 24.4%로 5.3%P 올랐다. 여전히 월세 비율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주거 안정과 자산 증식 등을 위해 부동산 투자에 뛰어든 젊은이가 5년 새 많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20대의 주택 매매 열기는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2020년 퇴직연금 통계'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20대 직장인은 총 4455명이었는데, 이들 중 32.3%(1439명)가 '주택 구입'을 퇴직연금 해지 사유로 꼽았다.
내 집 마련이 늘어서일까. 29세 이하의 지하(반지하)·옥상(옥탑) 거주 비율은 2015년 3.7%에서 작년 2.8%로 크게 줄었다. 물론 이게 청년층의 살림살이가 나아졌다는 뜻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대 다중 채무자 수는 2019년 말 74만4000명에서 지난해 말 78만2000명으로 1년 사이 5.17% 증가했다.
자기집에서 사는 비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전남(71.1%), 가장 낮은 시·도는 서울(43.5%)로 집계됐다. 전세와 월세 가구 비율은 모두 서울이 가장 높았고 그 비율은 각각 25.7%, 28.1%였다. 전세 비율이 가장 낮은 시·도는 제주(6.9%), 월세 비율이 가장 낮은 시·도는 전남(14.2%)이었다. 2015년과 비교해 자기집 거주 비율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수도권(2.4%P 상승)이었다. 경기(2.9%P), 인천(2.1%P), 서울(1.3%P)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시·도별 평균 거주 기간이 짧은 시·도는 세종(5.0년), 경기(7.2년), 서울(7.5년), 인천(7.8년), 대전(7.8년)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세종시의 경우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이 활발하고, 수도권 도시는 주택 매매와 전·월세 인구 이동이 비교적 많아 거주 기간이 짧은 것으로 보인다. 평균 거주 기간이 긴 시·도는 전남(13.1년), 경북(11.7년), 전북(11.4년) 등이었다.
국내가구별 평균 거주 기간은 8.7년으로, 2015년의 8.8년보다 0.1년 감소했다. 거주 기간별 비율은 5~10년 16.5%, 1년 미만 15.1%, 3~5년 13.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가구주 연령별 평균 거주 기간은 29세 이하가 2.1년인 반면 70세 이상은 16.5년으로, 연령이 많을수록 거주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가구당 평균 사용 방 수는 3.7개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