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기에 어렵게 첫 직장에 취업한 대졸 젊은층의 장기적인 임금 손실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근로자의 대학교 전공과 직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이 일치하지 않는 전공 불일치로 경력 손실까지 더해지면서 경기가 회복된 뒤에도 더 나은 일자리로의 이직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한 임금 손실이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에서 전공과 관련이 낮은 업종에 취업할 경우 약 4%의 임금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1일 발표한 '전공 불일치가 불황기 대졸 취업자의 임금에 미치는 장기 효과(BOK경제연구)'에서 "최근 코로나 확산에 따라 젊은층을 중심으로 고용 상황이 악화되면서 불황기에 대학을 졸업하는 근로자의 장기적인 임금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지난 11월 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1년 해운대구 청년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게시판을 보고 있는 모습.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차장은 "불황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한 대졸자가 지속적인 임금 손실을 경험한다는 사실은 이미 기존 연구를 통해서 밝혀졌다"며 "나아가 전공 불일치가 불황기에 첫 직장에 취업하는 대졸자의 임금 손실을 지속적으로 야기하는지 여부를 살펴봤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불황기에 첫 직장을 가진 대졸자의 임금은 불황기 첫해에 감소한 뒤 즉시 회복되지 않고 감소세가 서서히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졸업한 대학생은 실업률이 1%p(포인트) 상승한 상황에서 2000~2001년 실질임금이 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2003년에는 임금 감소폭이 7%로 소폭 축소하는 데 그쳤다. 2005년 불황기의 경우 실질임금이 직장경력 0~3년에 걸쳐 4.5%~9.2% 줄었다. 2009년에는 실질임금 감소폭이 7%~9.4%로 이전 불황기에 비해 더 커졌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높은 전공 불일치 현상도 근로자의 임금 손실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전공 불일치 정도는 50.1%로 지난 2016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2위를 기록했으며, 최근까지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올해 통계청 조사 결과 일자리와 전공 불일치율은 52.3%로 집계됐다. 취업자의 절반 이상은 전공과 무관한 일자리에 취업한 셈이다.

전공 불일치가 임금에 미치는 영향은 -4.1%로 나타났다. 전공이 일자리와 일치하지 않는 비율이 1%p 상승하면 임금이 4.1% 감소한다는 의미다. OECD 평균(-2.6%)을 밑돌았으며, 29개국 중 11위를 기록했다.

통상 전공 불일치 현상은 일자리가 부족한 불황기에 더 심화되는데, 이 시기에 대졸자가 전공과 무관한 업종에 취업하게 되면 직장 경력 초기부터 전공과 맞지 않은 경력을 쌓게 되고, 향후 경제 상황이 개선되더라도 전공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로 이직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근로자가 비슷한 수준의 일자리만 전전하게 되면 임금 손실이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전공 불일치 문제를 해소해야 불황기에 취업한 근로자의 임금 손실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며 "정책적인 관점에서는 근로자들이 이직을 통해 전공활용이 가능한 산업으로 이직이 가능하도록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