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골프장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틈을 타 골프장 입장료와 이용료(그린피)를 올린 '얌체' 골프장을 상대로 불공정약관 실태조사에 나섰다. 그린피가 폭등해 소비자 불만이 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가 골프 대중화를 목표로 세제 혜택까지 주는 퍼블릭(대중) 골프장의 이용료가 회원제 골프장보다 높은 사례도 있었다.

골프장

13일 공정위에 따르면 소비자원은 전국 골프장 512곳의 약관을 조사하고 있다. 경기보조원(캐디) 등의 이용을 강제하는지 등 불공정 약관이 있는지가 조사 대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약관 조사 결과 불공정 혐의가 있으면 소비자원이 공정위에 이를 전달하고, 공정위는 절차를 거쳐 문제가 있다면 시정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골프장 가격 인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뉴서울CC와 의령군 친환경 대중골프장의 카트피가 각각 10만원과 5000원이라며 "카트 기종은 달라도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골프장의 카트 대여료에서 20배 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1000원대인 막걸리가 1만2000원에, 떡볶이 등 소량의 간식을 3만6000원에 판매됐다"며 "10배가 넘는 폭리를 취하고 있다.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중 골프장 이용료가 회원제 골프장 이용료를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기도 했다. 정부는 골프 대중화를 위해 1999년부터 대중골프장에 다양한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골프장 이용요금에서 개별소비세 2만1120원을 면제하고, 재산세도 회원제 골프장의 약 10분의 1수준으로 부과한다.

그러나 권익위원회가 지난 6월 전체 대중골프장 354개, 회원제 골프장 158개를 지역별로 나눠 평균 이용요금을 조사한 결과, 충청권의 경우 대중골프장 주말 평균 요금이 22만8000원으로, 회원제골프장(22만3000원)보다 5000원 비싼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충청권은 회원제에서 대중골프장으로 전환한 곳의 평균 요금이 다른 회원제 골프장보다 주중은 6000원, 주말은 2만원 더 비쌌다.

수도권·충청·호남 지역에서 대중골프장과 회원제골프장(비회원 기준)의 이용요금 차이가 1000∼1만4000원에 불과했다. 2만1120원의 개별소비세 절감분에 비해 이용자들에게 돌아가는 요금혜택은 훨씬 적었다. 권익위는 골프 대중화를 이유로 세제 혜택을 받는 대중 골프장의 그린피가 비싼 것은 부당하다며 문화채육관광부와 공정위에 대중 골프장 운영의 관리 감독 강화를 권고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골프장 이용료 물가지수는 117.04(2015년=100)로 작년 11월에 비해 3.6% 올랐다. 통계청이 골프장 이용료 물가지수를 집계한 2000년 1월 이후 가장 높다. 9월(116.4)과 10월(116.86)에 이어 3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다. 골프장 이용료 물가지수는 통계청이 전국 25개 회원제·대중제 골프장의 18홀 기준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 등 이용료를 매월 조사해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