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를 넣을 필요 없는 수소전기트럭이 화물 운송 현장에 투입되고, 공원을 돌며 책을 빌려주는 자율주행 도서관 로봇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소,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 등도 도입된다.

현대차의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 현대자동차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15일 제5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어 총 14건의 규제특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특례위에서는 쿠팡로지스틱스가 신청한 수소전기트럭을 활용한 물류 서비스가 심의를 통과했다. 쿠팡로지스틱스는 현대차(005380)가 개발한 10톤(t)급 수소전기트럭(엑시언트)을 한대 구매해 인천 서구와 영종도 구간 화물 운송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9월 샌드박스를 통과한 현대차·CJ대한통운(000120)·현대글로비스(086280)의 사업과 동일하다.

현행법상 화물차 운송 사업의 증차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사업자가 수소전기트럭을 사용하려면 기존 보유 트럭과 교체해야만 한다. 특례위는 경유 화물차를 수소전기트럭 등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해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미세먼지 발생 저감, 탄소중립 달성 등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청이 신청한 '자율주행 스마트 도서관 로봇'도 실증특례 승인을 받았다. 길이 1.8m, 높이 1.2m, 무게 400㎏의 도서관 로봇이 책 100권을 싣고 탄천산책로(탄천교~야탑교)에서 도서를 대출하는 내용이다. 성남시 공공도서관에서 발급받은 회원증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현행법상 자율주행 로봇은 차(車)에 해당해 보도와 횡단보도를 달릴 수 없다. 또 공원에서는 중량 30㎏ 미만의 동력장치만 통행할 수 있다. 특례위는 로봇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새로운 서비스라는 점을 고려해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성남시청이 신청한 '자율주행 스마트 도서관 로봇'. / 연합뉴스

이날 특례위는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과 관련된 실증특례 안건만 8건을 심의·의결했다. SK E&S와 대은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행법상 사용 후 배터리는 안전성 검증 제도가 부재하다. 또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ESS의 검사 기준도 없다. 특례위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와 제주도의 계통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명지병원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전화‧화상을 통해 재외국민에게 의료 상담‧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 요청 시 의료진이 판단해 처방전을 발급할 계획이다. 의료법상 의사와 환자 사이의 진단·처방 등 의료 행위는 금지된다. 특례위는 재외국민의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고려해 임시 허가했다.

산업부는 이번 특례위에서 승인된 과제 14건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183건의 과제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승인 기업 중 94곳은 사업을 개시해 누적 매출액 623억원, 투자금 1252억원을 달성했다. 352명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신기술이 규제 애로 없이 조속히 산업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가 돌파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