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 해 수익으로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운 우리나라 '좀비기업'(한계기업)이 지난해 사상 최대로 늘었다. 전체 기업 10곳 중 4곳꼴이다.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도 10년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해, 성장성과 안정성이 모두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3일 공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79만9399개 가운데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2015년 통계 작성 후 역대 최고치로 40.9%로 조사됐다. 지난해 36.6%에서 한 해만에 4.3%P(포인트) 뛴 것이다. 이자보상비율이 0%인 기업만 놓고 보면, 전체의 34.7%로 전년 대비 4.2%P 증가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다. 이 비율이 100% 아래라는 것은 연간 수익이 이자를 비롯한 금융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라는 의미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적자 기업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비율이 500%를 넘기는 안정성이 높은 기업도 지난 2019년에는 전체의 38.4%였는데, 37.4%로 떨어졌다.
한은은 "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이 전년보다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도 지난 2019년 0.4%에서 지난해엔 -1%로 떨어졌다. 매출액의 성장성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김 팀장은 "코로나19로 수요가 둔화되면서 운송분야의 수요가 많이 줄었고,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며 "석유정제 등 대기업의 영업적자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년(-1.7%)보다 감소폭을 키워 매출액이 2.3% 줄었다. 비제조업은 전년 2.3%에서 증가율이 0%로 떨어졌다. 석유정제업(-6.7→-34.1%)과 화학업(-5.2→-8.0%)의 감소폭이 컸다. 국제유가가 지난해 두바이유 현물 기준 33%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운수창고업은 전년 2.1% 증가에서 8.1% 감소로 전환했는데, 항공사의 여객 수송이 68.1% 줄고 항공화물수송도 23.9%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다. 전기가스업도 매출액이 -2.4%에서 -7.8%로 감소율이 커졌다. 전력판매량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업무 영역이 늘어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8.1%에서 7.0%로 플러스 전환했다. 부동산업도 같은 기간 -3.6%에서 13.0%로 올랐다.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2%로 전년과 같았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3.9%로 전년(3.7%) 대비 상승했다.
제조업은 부채비율이 전년 73.5%에서 76.3%로 올랐고, 차입금의존도는 22.8%에서 23.4%로 상승해 기업의 안정성이 악화됐다. 자동차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74.2%에서 82.7%로 큰 폭으로 올랐는데, 리콜관련 충당금(부채) 증가와 여유자금 확보를 위한 외부차입이 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