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삼성~파주(운정) 구간(45.1㎞) 공정률이 20.6%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목표로 한 올해 8월 말 기준 공정률 24.4%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공사 실적이 정부 목표의 80% 수준에 불과했다.
GTX A 사업은 토지 보상, 유적 발견 등으로 돌발 변수가 생겨 공사가 지연되고 있어, 완공 시점도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2023년 완공으로 잡혀있던 계획은 2024년 6월로 한 차례 늦춰진 바 있는데,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5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광역철도사업 관련 조사’에 따르면, GTX A 삼성~운정 구간 공정률은 20.6%였다. 이는 국토부가 밝힌 8월 말까지의 계획 공정률 24.4%에 미달하는 상황이다. 앞서 국토부가 밝힌 GTX A의 연말까지 계획공정률은 32.2%로, 연말 공정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각 공구별로 계획 공정률 대비 실적을 보면 ▲1공구는 계획은 25.3%, 실적은 17.2% ▲2공구 계획은 36.4%, 실적은 29.3% ▲3공구 계획은 34.7%, 실적은 24.5% ▲4공구는 계획은 40.2% 실적은 24.4%로 목표치에 미달했다. 5공구와 6공구는 계획 공정률이 각각 21.7%, 18.4%였는데 실적은 26.3%, 23.5%로 실제 공사 진행이 목표치를 넘겼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획 공정률 대비 실적이 낮은 이유로 토지 보상과 인허가 문제를 언급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파주 차량 기지 용지 보상이 늦어져 공정률 실적이 떨어졌고, 서울 종로구 당주동 구간 공사 현장인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유적이 발견돼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는 또 청담동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강남구청이 굴착허가를 내주지 않아, 행정심판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GTX A 시행사인 SG레일이 행정심판에서 이겨 착공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24년 6월로 예정됐던 GTX A의 완공 일정이 다시한번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철도 공사가 목표 수준보다 1~2년 이상 늦게 완공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GTX A는 이보다 다소 늦은 2024년 하반기 또는 2025년에 완공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GTX가 국내 최초로 건설하는 대심도(지하 40~60m 아래까지 깊게 파서 철로를 놓는) 철도인 점을 감안해 각종 시행착오까지 고려하면, GTX A의 완공 시기는 1~2년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초 정부가 밝힌 GTX A의 사업 기간은 2023년 말이었는데, 2024년 6월 말으로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목표 공사 기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앞서 GTX A의 삼성~동탄 구간(38.5㎞)도 2021년 완공에서 2023년 완공으로 목표 완공일이 변경됐다. 8월 말 기준 이 구간의 공정률은 47.2%로, 계획 공정률인 47.4%를 거의 달성했다. 구간별 공정률을 보면 ▲1공구 24.1% ▲2공구 84.9% ▲3공구 28.7% ▲4공구 84.3% ▲5공구 13.1%였다. 국토부는 “턴키계약 유찰 등 사업추진일정 지연 등으로 인한 절대 공기가 부족해 사업 기간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사업비도 최초 1조3673억원에서 1조9408억원으로 증액됐다. 물가 및 지가, 실시설계 결과 현장여건에 따른 터널공법 변경 등으로 사업비가 추가로 필요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미 착공에 들어간 GTX A의 완공 시점이 지연되면서, 현재 삽을 뜨지도 않은 GTX B·C노선과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이른 바 GTX D)의 완공 시점은 더욱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송도~마석(82.7㎞) 구간을 잇는 GTX B노선과 양주 덕정역∼수원역(74.8㎞)을 잇는 GTX C노선, 김포 장기 ~ 부천종합운동장(21.1㎞)을 잇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 D)의 경우 사업 기간에 대해 국토부는 “미정, 착공 5~6년 후 개통”이라고 일괄 답변했다. 국토부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제3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 현황’에 따르면, 남양주 왕숙에 GTX B가 정차할 경춘선 신설 역사의 개통 시기는 2028년으로 적혀있어, 최소 2028년은 돼야 나머지 노선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