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향후 5년간 공항 개발 사업에 8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반려 결정을 내려 추진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하는 비용도 포함됐다. 환경부의 반려로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을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최근 힘이 실렸지만, 국토부는 환경 관련 지적 사항을 보완해 제주 제2공항을 건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제주도의회 앞에서 도내 8개 찬성 단체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추진연합이 도민 숙원사업인 제2공항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토부는 전체 8조7000억원 규모의 공항 개발 사업을 2021~2025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은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안)’을 항공정책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16일 최종 확정했다. 지난 제5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담긴 사업 규모 9조2000억원보다 규모가 줄었다. 2021~2025년 공항정책 추진방향을 담은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은 공항시설법 제3조에 따라 5년 단위로 수립하는 공항 분야의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신공항 개발의 경우 계획 기간인 2021~2025년 내 울릉공항, 새만금 신공항 등 건설 투자에 약 4조원으로 예상된다. 가덕도 신공항 등 계획단계 사업은 사전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총사업비가 확정된 이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시설확장・유지관리의 경우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등 시행 중으로 약 4조7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국가와 공항공사가 투자금을 부담한다. 활주로・유도로・계류장・항행안전시설 등 비수익성 부문은 국가가 투자하고, 터미널・주차장 등 비용회수가 가능한 부문은 공항운영자가 분담한다.

이번 종합 계획에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추진 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다. 국토부는 종합 계획에 제주 제2공항에 대해 “환경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항공안전 확보, 시설용량 확충 등도 감안해 추진 방향을 검토한다”고 썼다.

앞서 지난 7월 환경부는 제주 제2공항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반려 결정을 내렸다. 이는 2019년 9월 국토부가 본안을 접수한 후 두 차례나 보완해 낸 것임에도 3번이나 반려했다. 국토부가 사업을 추진하려면 반려 사유를 해소해 전략환경영향평가서(본안)를 재작성한 후 다시 환경부에 협의를 요청해야 한다. 국토부가 ‘환경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내용을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포함시키면서, 환경부와의 협의를 다시한번 추진할 의사를 밝힌 셈이다.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국토 균형발전과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여객・화물수요를 24시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공항으로 계획할 방침이다. 대구공항은 사전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민군 공항의 조화로운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민간 항공수요가 처리되도록 할 방침이다.

호남 지역의 경우 무안공항을 광주공합과 통합 이전해 서남권 중심공항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무안공항의 시설을 확충하고, 공항에 접근하는 교통편을 개선한다. 새만금 신공항은 새만금 개발계획과 연계하여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권역 내 항공수요 처리가 가능한 시설규모・배치계획 등을 마련한다.

흑산・백령・서산・울릉공항 등 소형공항 개발은 지역 접근성 개선 등을 고려해 건설을 추진한다. 경기남부 민간공항 건설, 원주공항 시설개선, 포천 비행장 내 민항시설 설치 등 지방 공항시설 추가개발・이전은 장래 항공수요 추이, 주변 개발계획 변경 등 여건변화를 감안하면서 필요한 시설 확충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

시나리오별 장래 항공수요 전망./국토부

국토부는 항공 산업이 2024년이 돼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의 항공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50년까지 여객은 연 2.0%(국제선 2.8%, 국내선 0.7%), 화물은 연 1.5%(국제선 1.6%, 국내선 0.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여객은 2025년 1억7000명에서 2050년 2억7000명으로, 화물은 같은 기간 543만톤에서 787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는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은 완전한 해소가 어려운 상황으로, 추후 2~3년 간 수요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하여 필요 시 보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