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6개월 연속 35% 내외의 높은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수출액이 532억 달러를 기록하며 8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3개월 연속 15개 주력 품목의 수출이 모두 증가하는 등 전통 산업과 유망 산업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누적 수출액은 4119억 달러로, 역대 최단기간으로 4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수출액에 비해 수입액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르면서, 무역수지 흑자폭은 점차 줄어드는 상황이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16억7000만 달러로 1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폭은 6월 44억5000만달러→7월 17억6000만달러→8월 16억7000만달러 등으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따라서 연내 무역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모습.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2021년 8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532억3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34.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수입은 515억6000만달러로 44% 늘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16억7000만달러 흑자로 1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월별 수출 증가율을 보면 지난 3월 16.3%에 이어 4월 41.2%, 5월 45.6%, 6월 39.8%, 7월 29.6% 등 6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이 기간 월별 수출액도 500억 달러를 넘었다. 지난달 조업일수는 23일로, 작년 8월보다 1일이 더 많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역시 23억1000만달러로 역대 8월 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4119억달러로 집계돼 역대 최단기간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반도체·석유화학·일반기계 등 주력산업이 실적을 견인하는 가운데 바이오헬스·이차전지·농수산식품·화장품 등 신산업 분야도 선전했다. 특히 15대 주력 품목이 모두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하며 호조세를 나타냈다.

반도체는 4개월 연속 수출액이 100억 달러를 웃돌았고, 8월 수출액은 117억달러로 올해 들어 최대 실적을 냈다. 석유화학은 유가 상승과 건설,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수요 급증에 따라 작년 8월보다 81.5% 급증한 49억8000만 달러어치가 수출됐다. 역대 최대 월 수출 실적으로, 반도체에 이은 2위 수출 품목으로 부상했다.

지역별로는 중국·미국·EU·아세안 등 9대 주요 시장으로의 수출이 5개월 연속 모두 증가했다. 특히 아세안, 인도 등 신남방 수출은 최근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생산기지 가동 차질 우려에도 역대 8월 수출 중 최고치를 기록해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산업부는 분석했다.

다만, 무역수지 감소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수출액이 증가하려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단가가 늘거나 판매량이 늘어야 하는데, 시장에서는 이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회복에 따라 원자재 가격 강세가 계속 이어지면 하반기 무역 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거란 우려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물류차질 리스크에 글로벌 델타 변이 확산 등이 상존하는 만큼 하반기 수출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수출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어야한다고 조언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물류 애로, 부품 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상승 등의 불확실성은 지속 관리해나가야 할 과제”이라며 “수출기업에 대한 적시 애로 해소와 맞춤형 지원을 통해 하반기에도 수출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