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9일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결과에 따른 미 금융시장 동향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 27~28일 개최한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0.00∼0.25%)를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매월 최소 1200억달러)를 유지하는 등 기존의 완화적 정책기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연준은 백신접종 진전 등으로 경제활동과 고용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산매입과 관련해서는 “지난 12월 이후 경제가 완전고용과 물가안정 목표를 향한 진전을 이루었으며 다음 회의들에서 진전상황을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태평로2가 한국은행. /한국은행

제롬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의 시기, 속도, 구성과 관련해 처음으로 깊이 있게 논의했으나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이번 FOMC 회의결과는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해 국제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주요국 경제의 개선속도와 코로나19 전개상황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방안을 상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주요 투자은행들도 이날 FOMC 호의결과가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FOMC 정책결정문의 테이퍼링 단락에 ‘경제상황 진전’ ‘다가오는 몇몇 회의(in coming meetings)’에서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명시한 부분을 주목하면서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정책결정문의 테이퍼링 단락에서 경제 진전을 명시한 것은 예상밖이었으나, 파월 의장 기자회견 내용 등을 종합하면 전체적으로 그다지 매파적(긴축 선호·hawkish)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테이퍼링 결정에 한참 앞서(well in advance) 커뮤니케이션할 것이라고 말해왔으며, 이는 적어도 2회의 FOMC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연준이 11월 테이퍼링을 발표한 뒤 12월에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정책결정문에서 향후 회의에서 테이퍼링 관련 평가를 계속할 것이라고 적시했는데, 2013년에 같은 표현이 2회의 FOMC 이전에 사용됐다”며 “이로써 11월 발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