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 방안과 관련, 단독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시가격이 높은 아파트 소유자들의 세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종부세 개편안이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이 다른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한꺼번에 줄세워 상위 2%를 선정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 서로 다른 현실화율(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에도 불구하고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에 대해 지금도 같은 기준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20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현실화율은 (표준주택 기준) 단독주택 55.8%, 공동주택 70.2%로 다른데, 이 둘을 묶어서 상위 2%를 (과세 대상으로 선정)하면 조세 평등주의에 반할 수 있다"며 "이를 검토해 보았나"라고 질문했다.

조세평등주의는 헌법 제38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 등의 내용에 담긴 정신이다. 헌법재판소는 과거 판례에서 ▲과세는 개인의 경제적 급부를 고려하고 ▲동일한 담세능력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평등한 과세가 있어야 하며 ▲특정 납세의무자를 불리하게 차별하지 않고 ▲합리적 이유없이 특별한 이익을 주어서도 안된다는 취지로 이를 풀이했고, 법제처도 이를 조세법 관련 법령입안심사기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이에 민주당의 종부세 개편안이 단독주택 소유자에게 공동주택 소유자에 비해 '합리적 이유없이 특별한 이익을 주게 된다'고 우려한 것이다.

<YONHAP PHOTO-2211> 기재위 전체회의 출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이억원 기재부 1차관 등 기재부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6.23 jeong@yna.co.kr/2021-06-23 09:40:11/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유 의원에 따르면, 현재 종부세 과세 기준인 공시가격 9억원을 시세로 환산하면 단독주택은 16억1300만원, 공동주택은 11억6600만원으로 4억원 넘게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시세로는 더 싼 아파트가 공시가격으로는 더 비싼 경우도 있다. 종부세를 내는 아파트 소유자 중 일부는 자신보다 더 비싼 단독주택의 소유자가 종부세를 내지 않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홍 부총리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지금도 이미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다르지만 (같은 기준으로) 과세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제시한 새 과세 기준 때문에 새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의 답변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홍 부총리는 "구체적으로 입법을 검토할 때 여러가지 대안이 있을 수 있다. 여러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상위 2%에 부과하는 종부세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초고가 주택 소유자의 혜택이 더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다른 의미에서 조세 평등 정신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 22일 발표한 '종부세, 가격 상위 2% 주택에 과세할 때 주택가액별 인하액' 보고서에서 "민주당 안이 확정되면 상위 2%(약 11억5000만원) 미만 1세대 1주택 보유자의 세부담은 최대 85만원이 절감되는데 반해, 공시가격 50억원 주택소유자의 세부담 감소폭은 300만원 가량"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당 새 기준은 주택가격 상위 2%를 벗어나는 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부담을 십여만원 덜어주기 위해 공시가 50억원 이상의 초고가 주택 보유자 세금 300여만원을 덜어주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연구소는 "과표를 주택가액 비율에 연동시키는 것은 조세이론적 측면에서도, 조세행정 측면에서도 바람직 하지 않다"면서 "소유주택 가액의 변화 없이 다른 주택 가액 변화에 따라 납부세액이 달라지면 조세 예측가능성이 하락하고, 조세 납부액에 따른 경제적 판단을 명확히 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유경준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