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7일 오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동향 및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승헌 부총재는 “이번 FOMC 회의결과는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hawkish·긴축선호)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향후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및 물가 상황과 이에 따른 정책기대 변화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불안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방안을 상시 점검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제로금리 유지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규모 축소) 문제를 논의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12월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파월 의장.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15~16일 이틀간 개최한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는 현재 0.00∼0.25% 수준으로 동결했다. 현재 매달 120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 매입 규모도 유지하는 등 완화적 정책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연준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백신보급 확대 영향으로 경제활동과 고용이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PCE) 전망치를 종전 3월에 비해 상향 조정했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예상치를 종전 6.5%에서 7%로 높이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3.4%로 올려 잡았다. 실업률 추정치는 4.5%로 변동이 없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예정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연준 위원들이 지난 3월 회의 당시와 비교해 큰 폭으로 늘었다. 연준 위원들의 정책금리 기대를 보여주는 점도표에서는 2023년까지 금리인상을 예상한 참석자가 18명 중 13명에 달했다. 중간값 기준으로 2023년 중 50bp(1bp=0.01%포인트)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FOMC 결과가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는 인식에 밤사이 미 10년물 금리는 8bp 상승해 1.5% 후반대로 올랐고, 미 달러화는 0.9% 강세를 보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완전고용과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2%)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있을 때까지는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테이퍼링을 추진하기 전에) 질서있고, 체계적으로, 투명하게 시장에 알려나가겠다”고 했다.

미 투자은행 JP모건은 “FOMC 결과가 예상보다 상당히 매파적이었다”면서 “점도표상 2023년중 2회 금리인상,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시 테이퍼링을 언제 시작할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한 것, 점도표상 2023년중 금리인상 뿐만 아니라 2022년중 인상을 전망한 위원도 늘어난 점 등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2022년 1분기 중 테이퍼링 개시 전망을 유지하며, 이르면 올해 12월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