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A항공사의 파일럿(조종사) 2명은 조종실에서 기내 흡연을 하다 적발됐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형사처벌 없이, 항공사 측의 '비행정지 2개월'의 징계만을 받고 다시 조종대를 잡을 수 있었다. 항공보안법에 따라 비행기 탑승객이 기내 흡연을 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지만, 조종사와 항공승무원의 경우 처벌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내일부터 조종사와 항공승무원이 기내에서 흡연을 할 경우, 최대 1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정부는 항공안전을 위해 운항관리사에 대해서도 피로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9일부터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항공안전법 및 항공안전법 시행령·시행규칙을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A380 시뮬레이터의 내부. 실제 A380 여객기 조종실과 똑같이 만들어져 있다. /조선DB

눈에 띄는 변화는 조종사와 승무원에 대한 기내 흡연 금지 규정이다. 지난 2019년 국정감사장에서는 조종사들의 조종실 흡연 문화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승객은 벌금이 1000만원이지만, 조종사와 승무원은 벌금이 없다는 게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간 처벌조항이 없는 만큼, 항공사마다 자체 규정으로 기내흡연을 단속해왔다. 실제 지난 2018년 에어차이나 조종사가 전자담배를 피우다 객실로 연기가 퍼지는 걸 막기 위해 공기순환밸브를 잠그려다 옆 공기조절밸브를 잘 못 잠궈, 객실 내 산소공급이 부족해지고 비행기가 급하강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항공안전법에 따라 조종사와 승무원이 기내 흡연을 할 경우 최대 1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위반 휫수별로 30일에서 최대180일까지 자격증명의 효력도 정지된다.

정부는 안전한 항공운항을 위해 조종사와 승무원을 비롯해, 운항관리사도 피로관리 대상으로 추가하기로 했다. 피로관리제도는 승무원의 피로누적으로 인한 항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도입한 제도다.

운항관리사는 항공기의 비행계획을 수립하고 연료소비량을 산출하며 항공기 운항을 통제·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교대 근무와 야간근무의 일상화로 직무상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높은 직업이다.

이번 개정을 통해 운항관리사는 '연속되는 24시간 동안의 최대 근무시간은 10시간 이하'여야 하며, 부득이하게 '10시간 이상 근무하였을 경우 최소 8시간의 휴식'을 부여해야 한다.

국내 대형 항공사인 국제항공운송사업자가 소속 운항관리사의 피로를 관리하지 않은 경우 5일간 항공기 운항정지하거나, 최대 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국외를 운항하는 항공기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 운항관리사의 피로를 관리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된다.

또 앞으로는 천재지변 또는 국가적인 감염병 발생으로 항공자격증명시험을 실시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시험이 중단된 기간만큼 과목합격의 유효기간이 자동 연장된다.

직계가족 또는 본인 사망과 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로 시험 당일에 시험응시가 어려운 경우에는 수수료(응시분야별 상이, 최대 12만7000원)을 환불해 줄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접수 취소에 따른 전액환불기한도 7일에서 5일로 완화했다.

이 밖에도 내년 1월부터 항공종사자 자격증명을 신청하는 경우 기존 국문, 영문 2종 플라스틱 카드에서 국문, 영문 단일 세로형 플라스틱 카드로 변경해 발급된다.

방윤석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2019년 10월부터 운영해 온 기내흡연 금지제도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하기 위해 이번 개정을 추진했다"며 "항공안전법령 개정을 통해 안전기준은 보다 엄격하게, 국민의 편익은 증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항공안전법령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