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7일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0.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2개월째 동결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직전 전망치 3.0%에 비해 1.0%P(포인트) 상향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8%로 높여잡았다. 내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각각 3.0%와 1.4%로 올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상황이 호전이된다면 그에 맞춰 현재의 이례적인 완화 조치를 적당히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거시 경제나 금융안정 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을 어떻게 질서있게 조정해나갈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인 상황이다.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YONHAP PHOTO-2506> 금통위 주재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5.27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1-05-27 10:29:11/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그러면서 "금리 정상화는 서두르면 안되지만 실기하지도 말아야한다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 회복 흐름과 속도, 강도 등을 조금 더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해나가도록 하겠다"면서 "연내 금리인상 여부는 경제상황의 전개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예상보다 강했던 1분기 GDP 성장률(1.6%) 등 최근의 경기회복세가 급격하게 꺾이는 일이 없다면 연내 금리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향후 금리인상 시그널을 줘야한다는 논의가 금통위에서도 있었다. 서두르지도 늦지도 않은 적절한 시점을 찾아야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거시경제나 금융안정 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을 어떻게 질서있게 조정해나갈 것인지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통화정책결정문에는 향후 정책 방향에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기술됐다. 그러나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당분간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당분간'이 추가된 의미에 대한 질문에 이 총재는 "경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까운 장래에 (통화정책 정상화를) 검토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예고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에 대한 경계감도 나타냈다. 그는 "통화정책) 정상화만을 위해 서둘러서도 안되고, 지연됐을때의 부작용이 크다는 점을 같이 고려하고 있다"면서 "연내 금리 인상 여부는 앞으로의 경제 전개 상황에 달려있다. 코로나19 전개상황과 경제회복 흐름과 속도 등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고, 인플레 우려도 높아져 금리인상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재는 "문제는 불확실성이 아직 여전하고, 경기회복에 지장을 주어서도 안된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미 연준(Fed)의 통화정책과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 연계성에 대해서는 "중요한 고려요인이나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국내경제여건에 맞춰 결정하는게 맞아 과거사례를 보더라도 우리가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조정하거나 반대의 경우가 있다"고 했다. 한은의 금리인상에 집단면역 형성이 필수조건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집단면역 자체보다는 백신접종 확대에 따른 경제활동의 제약의 완화 그에 따른 경제의 성장세 개선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총재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현 총재 임기 내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은 총재 개인이 아닌 금통위가 금융경제상황에 맞춰하는 것으로 총재의 임기나 정치일정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주열 총재는 성장률을 4.0%로 상향한 배경에 대해선 "지난 2월 경제전망 이후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졌고, 세계경제 성장세가 강화되고 국내 소비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등 대내외여건이 개선된데 따른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올해 성장률을 0.1~0.2% 정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성향이 높은 자영업자나 저소득층에 지원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모두 상향되면서 GDP갭 해소시기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지속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 위험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내놨다. 금리인상시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보다 위험추구 등을 위해 가계부채가 지속 증가하는 것이 나중에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는 얘기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시 차입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지속된다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크고 나중에 더 큰 대가를 지불해야한다"며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계속 지속되는 것은 억제할 필요가 있고, 금리정책에 있어서도 이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내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인플레이션의 추세 변화에 대해서는 구조적 요인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최근 세계적으로 글로벌 저인플레 요인인 생산비용 절감, 즉 아시아 신흥국의 저임금 노동공급과 같은 저인플레 야기한 구조적 요인들이 최근에 약화되는 움직임이 있다"고 짚었다.

디지털화폐(CBDC) 도입시기에 대해서는 "CBDC 도입은 그 시기를 구체적으로 확정하기 쉽지않다"며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변화의 폭이 상당히 클 것으로, 이번에 모의실험에 착수하고 이를 토대로 보완할 기술적 측면의 연구를 지속해 도입 결정시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YONHAP PHOTO-3106>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이주열 한은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5.27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1-05-27 13:13:04/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최근 가상자산 폭락 사태에 대해서도 한은은 우려했다. 이 총재는 "레버리지를 이용한 개인들의 암호자산 투자가 과도하게 늘어난다고하면 가계의 손실위험이 커질 수 있고, 관련 대출의 부실화로인해 그 리스크가 금융기관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있다"며 "우선 가계대출의 동향, 암호자산 거래와 연동된 은행계좌 입출금 규모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정부와 이 문제에 관해 긴밀히 협조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서 일어난 한국은행의 목적조항에 고용안정을 반영하기 위한 한은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중앙은행의 본질적인 책무라고 하는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의 달성이 우선시되어야한다"면서 "고용안정이 추가된다면 복수의 목적 하에 일관성있게 통화정책을 운영할 수단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테이퍼링 시기와 한은의 시장안정화 조치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한국은 대규모자산매입을 실시하지 않아 테이퍼링 조치는 해당사항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례적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했고, 현재 남아있는 것이 회사채(CP)매입기구 지원인데 그 연장여부는 자영업자나 기업의 자금 조달여건을 보며 곧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시행 중인 대규모 국고채 매입에 대해서는 "이미 국고채 매입계획이 국채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매입 규모에 변동없이 추진할 것"이라면서 "5조~7조원 규모의 국고채매입 계획을 지난 2월에 발표했고 3-4월에 두차례 걸쳐 3조원 규모 매입을 실시했다.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6월말까진 잔여금액의 매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