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장자원부 내 에너지 관련 업무를 전담할 차관직 신설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파행으로 늦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차관 산하 조직 확대를 염두에 둔 산업부 인사가 지연되고 있다. 여당이 반도체 및 철강 수급, 에너지 전환 및 탄소 중립 추진, 통상 질서 재편 등 수많은 경제 현안을 떠안은 산업부를 도와주기는커녕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산업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에너지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050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신설을 약속했다. 이후 올해 1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정부안으로 발의됐다. 지난달 26일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차관직 신설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YONHAP PHOTO-4636> 회의 사회권 공방 벌어지는 법사위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와 의원들이 간사로 선임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사회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민생법안 99건에 대해서는 야당 간사가 사회를 보고 이후 여야가 검찰총장 청문 계획서 처리를 논의하자고 항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위원장은 이날 오전 같은 당 백혜련 간사에게 사회권을 위임해 박주민 의원을 신임 간사로 선임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회법 제50조 '위원장이 사고가 있을 때는 위원장이 지정하는 간사가 위원장의 직무를 대리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윤 위원장이 국회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사고가 아니라며 박주민 의원 간사 선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1.5.20 jeong@yna.co.kr/2021-05-20 18:13:10/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현재 산업부에는 차관 1인과 차관급 통상교섭본부장 1인을 두고 이들이 7실, 24국을 나눠 맡고 있다. 차관이 기획조정실, 산업정책실, 산업혁신성장실, 에너지자원실을 소관하고, 통상교섭본부장이 통상교섭실, 무역투자실, 신통상질서전략실을 소관하는 구조다. 에너지 차관이 신설되면 기존의 에너지자원실이 분화해 실·국이 되고 고위급의 인사 적체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산업부 주요 간부 인사가 차관직 신설후 대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국회 행안위를 통과한 에너지 차관 신설안은 현재 국회 법사위 심사에 막혀 잠자고 있다. 법안을 심사할 소위원회 논의는 언제 시작될지 기약이 힘들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및 법사위원장 인선을 놓고 여야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국회 법사위가 주요전선이 됐기 때문이다. 법안 심사 절차가 정지됐고, 자연스럽게 산업부 주요 보직 인사도 늦어지고 있다.

실국장급 인사가 지난 3월말 이후 더 이뤄지지 않으면서, 1년 넘게 같은 보직을 맡고 있는 장수(長壽) 실·국장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2018년 11월 2일 임명된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 2019년 10월 28일 업무를 시작한 최우석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 2020년 2월 17일 임명된 김대자 원전산업정책관 등으로 구성된 에너지 라인이 두드러진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도 취임 후 두차례에 걸쳐 소폭 인사를 했지만, 과장급에 그쳤다. 부처 내에선 "에너지 차관 신설을 염두에 두고 인사 규모를 줄인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문제는 에너지 차관 신설안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5월 중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와 법사위원장 인선 문제를 놓고 정국 경색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야당이 보이콧한 법사위에서 여당이 99개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자, 야당은 이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21일 예정된 본회의에 불참할 뜻을 밝혔다. 법사위 소위원회 개최도 기약이 힘들게 됐다.

정부조직법이 법사위를 통과하더라도 국회 본회의 통과, 차관 산하 조직 구성을 위한 행정안전부와의 논의 등 절차가 남아 있어 에너지 라인 등 산업부 주요 보직의 인사는 당분간 더 지체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부 내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및 철강재 수급 문제, 에너지 전환 및 탄소 중립 추진, 통상 질서 재편 등 수많은 경제 현안을 떠안은 산업부가 여당의 입법 독주에 유탄을 맞아야 하나"라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