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유한 부동산 관련 공공데이터를 민간 산업에 개방하기 위한 작업이 본격화된다. '직방', '다방' 등 부동산 정보를 앱으로 제공하는 프롭테크 등 부동산서비스산업계에 정부가 갖고 있는 관련 공공데이터를 개방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데이터 개방 범위와 제공하는 데이터의 유형 및 방식, 데이터 표준화 방안 등을 정하게 되며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시범사업 계획도 마련하게 된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부동산 공공데이터 활용 확대 방안 연구'라는 연구 용역 입찰을 최근 마감하고, 응찰자들을 대상으로 심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용역 기간은 계약후 7개월로, 올해 안에 연구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번 용역은 국토부가 지난해 12월 마련한 제1차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기본계획에서 언급한 부동산 데이터 경제 기반 마련 작업을 구체화하는 차원이다. 향후 프롭테크(정보통신기술 기반 부동산 관련 기업들) 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늘어나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될 전망이다.

질로는 미국 내 1위 프롭테크 기업으로, AI 기반 주택감정시스템인 '제스티메이트'를 기반으로 '부동산 업계의 아마존'으로 성장했다.

◇국토부 "민간 기업 의견 듣고 데이터 수요 파악"

정부가 제시한 제1차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추진할 13대 중점과제 중 가장 먼저 '신규 수요에 대응한 프롭테크 등 신산업 진흥'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됐다. 그 다음으로 공공데이터 개방 등 '부동산 데이터 경제 기반 마련'을 꼽았다. 부동산서비스산업의 미래는 프롭테크의 성장에 달려 있고, 그를 위한 필수 조건은 공공데이터 개방이라는 이야기다.

정부가 보유한 막대한 부동산 관련 공공데이터는 프롭테크 업체에게는 '기회의 공간'이다. 프롭테크가 배라면 데이터는 물이다. 수량이 풍부할 수록 큰 배가 뜰 수 있다. 미국 1위 프롭테크 '질로'도 2012년 전후로 지리청의 개방 지도정보 등 공간데이터와 인구조사국의 인구통계데이터, 지방 정부의 건물·도시계획 데이터 등을 활용하면서 급성장했다. 한국의 경우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임대차 신고제와 관련, 프롭테크 업체들은 관련 정보의 민간 개방 범위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임대차 신고제에 따라 쌓이는 데이터에는 임대차 계약기간은 물론 신규·갱신 계약 여부, 기존계약 대비 임대료의 증감액이 포함될 예정인데, 이 내용만으로도 기존의 임대차 거래 관련 서비스를 대폭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용역 과업지시서를 보면 ▲공공데이터 제공 유형·방식 및 공공데이터 활용 서비스 개발사례 등 부동산 분야 공공데이터 활용 실태 조사·분석 ▲민간기업의 의견청취를 통해 데이터 수요 파악 및 기존 데이터 제공의 문제점, 공공데이터 품질관리 등 개선사항 도출을 명시했다. 실제 산업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파악하겠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프롭테크 업계에서는 무엇부다 공동주택의 경우 호수(戶數), 단독주택의 경우 지번 등 상세주소 정보가 공개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개별 물건의 등기부 등본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대조하는 방식으로는 추가 서비스 개발이나 부가가치 창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 공공기관 별로 중구난방인 주소 표기법도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프롭테크 업계에서는 "어떤 데이터든 추가로 공개만 된다면 시장은 커진다"면서 정부의 연구 용역결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프롭테크 업체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로 제공되는 콘텐츠 중 적지 않은 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상세주소나 등기부등본 등의 기본적인 정보 외에도 정부와 서울시가 추진 중인 3차원 공간정보 등을 공개한다면 상당히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우려, 공인중개사 등 업계 조율이 난관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와 관련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프롭테크 관련 창의적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야 한다"면서 "프롭테크를 통해서 시대에 걸맞는 편리함과 새로운 사업 영역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공데이터 공개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우선 상세주소 개방 등과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국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정부는 개인정보 문제를 우려해 상세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연구 용역 결과가 주목된다.

공인중개사 등 기타 부동산 업계와의 조율 과정도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골목 상권'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 공인중개사들이 그 지역 매매, 임대 물건의 세세한 정보를 쥐고 있었지만, 임대차 신고 정보의 민간 개방 범위가 넓어지면 플랫폼을 운영하는 프롭테크 업체들이 터줏대감 중개사들의 경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