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14일 우리나라 경제를 진단하며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4월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데에 영향을 미친 상당 부분은 기저효과"라고 했는데,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재부는 하루만에 이와는 결이 다른 낙관론을 펼친 것이다.

기재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5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세 등에 힘입어 제조업·투자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면서비스 부진 완화 등으로 내수가 완만한 개선흐름을 보이고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서울시내 한 대학의 취업 정보 센터 앞에 걸린 게시판에 빈자리가 많다.

전날인 13일, 정부의 경제 싱크탱크 KDI는 2021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기재부의 고용 상황 평가와는 다른 진단을 내놓았다. KDI는 "취업자 수가 4월에 65만명 증가하는 데 영향을 미친 상당 부분은 기저 효과"라며 "기저 효과를 생각하면 (취업자 수가)그리 많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로 65만2000명 늘었음에도, KDI는 고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재부가 고용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기저 효과 영향으로 늘어난 고용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진단해 경제 상황을 단편적으로 제시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소비자물가에 대한 기재부의 해석과도 대비된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4월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가 작용하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강세, 석유류 상승폭 확대 등으로 전년동월비 2.3% 상승(전월비 0.2%)했다"고 분석했다. 똑같이 기저 효과가 작용한 고용에 대해서는 기저 효과를 언급하지 않고 소비자물가 부분에서만 이를 언급한 것이다.

소비자물가에서 개인서비스는 농축산물 가격 강세가 외식물가에 반영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외식 물가가 이 기간 1.9% 상승했다. 4월 국제유가는 인도 등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 23개 국가로 이루어진 산유국 협의체 'OPEC 플러스'의 감산 완화 결정 등으로 하락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4월 소매판매의 경우, 백화점·온라인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두달 연속 감소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3월에 전년 동월 대비 10.2%, 4월에 8.8%씩 줄었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이 줄고, 이에 따라 소비가 따라서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매출액은 이 기간 26.8%, 온라인 매출액은 48.6%씩 늘었다. 할인점 매출은 2% 감소했다. 총 카드 승인액은 18.3% 늘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기저효과로 인해 151.9%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해외 여행이 일부 제한되기 시작한 시점이 지난 4월부터였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4월 수출(잠정)은 전년 동월 대비 41.1% 증가한 511억9000만달러(일평균 2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자동차·바이오헬스·반도체 품목의 수출이 늘었다. 대(對) 중국·미국·유럽연합(EU) 등에 대한 수출이 늘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백신 및 정책효과 등으로 주요국 중심으로 경제회복 기대가 지속되고 있으나, 신흥국 등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인플레이션 우려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회복세 공고화, 민생안정 등을 위해 수출·내수 활성화, 일자리 회복 등 정책 대응을 강화하고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