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35일 남은 가운데 여야 대진표가 절반 이상 완성됐다.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은 수도권 등 격전지에 중진 의원을 투입하는 한편 친명(친이재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이재명 저격수를 배치하며 탈환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수성 준비에 나서고 있다.
그중 대선주자급이 맞붙으며 ‘명룡대전’으로 불리는 인천 계양을과 여야의 사투가 예상되는 격전지 ‘수원벨트’, ‘한강벨트’, ‘낙동강벨트’ 지역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전국 총 254개 지역구 중 절반이 넘는 138곳(54.3%)에서 여야 4.10 총선 대진표가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단수 129개, 전략 25개, 경선 완료 86개 등 총 240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을 확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단수 115개, 전략 27개, 경선 완료 38개, 단일화 2개 등 총 181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4.10 총선 최대 승부처는 ‘명룡대전’으로 떠오른 인천 계양을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저격수를 자처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계양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이 대표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5선을 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 ‘대장동 1타 강사’라 불리던 원 전 장관은 이 대표를 겨냥한 맞춤형 자객으로 투입됐다. 원 전 장관이 이곳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대권 주자로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에서는 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 등 이른바 ‘한강 벨트’ 지역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중·성동갑에선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여전사 대결’을 벌인다. 앞서 국민의힘은 서울 중·성동갑 유력 후보로 민주당에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언급되자, 대항마로 ‘경제통’으로 불리는 윤 전 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공천 파동에 따라 대표적 친문계로 분류되는 임 전 실장도 이재명 대표 체제 공천에서 배제되고 전 전 권익위원장이 전략 공천됐다.
동작을에서는 국민의힘이 나경원 전 의원을 일찌감치 단수 공천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동작을을 당의 전략 지역으로 정해 현역 이수진 의원을 컷오프(공천배제)하고 ‘3호 영입인재’인 류삼영 전 총경을 전략 공천했다. 류 전 총경은 2022년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하다가 징계를 받은 인물이다. 마포을에서는 전향 운동권인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과 운동권 중진인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 경쟁하면서 ‘운동권 매치’가 예상된다.
경기권 ‘수원 벨트’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수원 지역구 5곳을 석권한 바 있다. 수원갑에서는 국민의힘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김승원 민주당 의원에게 도전한다. 수원병에서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이 맞붙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경기 화성 지역의 대진표도 주목된다. 개혁신당이 화성 지역을 ‘반도체 벨트’로 묶어 화성을·화성정·용인갑 공략에 나서고 있다.
성남분당갑도 수도권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곳에서는 대권주자였던 지역구 현역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계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대결한다. 여기에 개혁신당에 입당한 류호정 전 의원도 분당갑 출마를 선언하며 변수로 떠올랐다. 분당갑은 2000년 지역구가 확립된 이래 진행됐던 7번의 총선 중 6번이 보수정당이 승리했다. 다만 20대 총선에서는 김병관 민주당 후보가 권혁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고 21대 총선에서는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과 김병관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매우 적었다.
부산·경남(PK) 지역은 ‘낙동강 벨트’가 주목된다. 낙동강 벨트는 영남권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인 만큼 여당의 우세지역은 아니다. 경남 양산을에서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과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붙으며 전직 ‘경남도지사 매치’가 이뤄진다. 양산갑에서는 국민의힘 현역인 윤영석 의원이 민주당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과 4년 만에 재대결에 나선다. 김해을에서는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과 현역인 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붙는다. 김해갑에 민주당은 현역 민홍철 의원을 단수 공천했고 국민의힘은 경선이 진행 중이다.
부산 북갑에서는 재선의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부산시장을 지낸 5선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맞붙는다. 이곳은 선거구 조정도 변수가 됐다. 민주당 우세지역인 만덕1동이 북갑에서 북을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부산 남구는 선거구 2곳이 1곳으로 통합되며 박재호 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