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LG유플러스 노동조합)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8921억원을 냈다. 이는 2024년보다 겨우 3.4% 늘어난 수치다. LG유플러스 임직원이 약 9800명인 것을 감안하면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은 1인당 27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현 상황을 보면 성과급 잔치를 열어달라고 요구할 때인지 생각해볼 만하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SK텔레콤과 KT의 해킹 사고 악재 덕분이다. 경쟁사들이 보안 투자를 소홀히 해 위약금 면제,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이라는 벌을 받는 동안 LG유플러스의 이통통신 가입자는 26만8296명 순증했다. 이는 LG유플러스 스스로의 경쟁력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통신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달리 업황 수퍼 사이클이나 제품으로 이익 증가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내수 중심의 통신 시장은 저출산 영향으로 가입자 증가가 둔화됐다. 그렇다고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신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금 통신 기업은 AI 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성장이 가능한 골든타임에 놓여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 노조는 지금 회사가 AI 사업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하다. AI 사업에서 성과를 내려면 그만큼 투자 재원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노조는 이를 감안하기는커녕 임단협 요구안에 AI 도입 6개월 전 노사 합의를 의무화해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하루가 빠르게 변화하는 AI 산업에서 AI를 도입하기 6개월 전에 합의하자는 것은 회사의 발목을 잡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LG유플러스 내부에서는 "이미지로 먹고사는 회사인데 노조 활동이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걱정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노조 리스크는 기업평가시 불리한 요소다. 주주들 역시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휴대폰 회선수는 올해 2월 말 기준 1125만4917개로 2위인 KT와 약 214만개 차이가 난다. 여전히 3위지만, 2024년 말 격차가 242만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격차가 줄어들었다.

AI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경쟁도 시작됐다.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은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위기감이 있어 AI 전환에 조 단위를 투자하겠다"고 했다. 박윤영 KT 사장 역시 "회사의 정체성을 AX 플랫폼 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에 맞서는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성장을 주도하는 AX(AI 전환) 기업"을 청사진으로 그리고 있다. 통신업에서 AI라는 새로운 판이 짜여지는 현 시점에 노조가 힘을 보태지 않고 지금처럼 발목잡기에 급급한다면 갈 길 바쁜 LG유플러스의 앞길에 장애물만 늘어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