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은 혁신 공천, 공천 혁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양평을 찾아 이번 총선의 공천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시스템 공천과 투명 공천에 이어 이제 '공천 혁명'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의 높아진 목소리와 달리 당내에서 친명(親이재명) 공천, 측근 공천, 사천(私薦)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 경선에서도 비명(非이재명)계 현역 의원이 대거 탈락해 논란이 됐다. 지난 6일 민주당이 발표한 4~6차 경선 결과 지역구 현역 의원 11명 중 7명이 탈락했는데,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비명계였다.
사천 논란은 '여성전략특구' 지역에서도 불거졌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을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했다. 여성전략지역이 등장한 건 처음이다.
민주당은 이곳에 권향엽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전략 공천했다. 당의 결정으로 지역구 현역인 서동용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그러나 공천 발표 직후 권 전 비서관의 이력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권 전 비서관이 이 대표 대선 후보 시절 선거대책위원회 배우자실 부실장으로 활동했다는 점 때문이다.
권 전 비서관은 결국 의혹을 잠재우겠다며 경선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그의 의사를 수용하며 전남 순천·광양·구례을 다시 전략 경선 지역으로 바꿨다. 권 전 비서관은 현역 서동용 의원과 2인 경선을 치르게 됐다. 갑작스레 나타난 여성전략특구가 사흘 만에 경선지로 바뀐 것이다.
민주당은 애초 이 지역을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한 이유로 전남 지역에서 여성 국회의원이 배출된 적이 없었던 점과 당헌에 규정된 여성 30% 공천 조항 등을 들었다. 그러나 사흘 만에 결정을 뒤집으며 결국 권 전 비서관을 공천하기 위해 여성전략특구라는 허울을 씌운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권 전 비서관의 사천 논란이 커졌던 지난 6일 낮 이재명 대표는 공교롭게도 인스타그램에 여성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험지인 울산과 경남 지역에 뛰고 있는 여성 후보들에게 힘을 보태달라는 내용이었다. 타이밍이 어색했다. 마치 여성 공천을 위해 여성전략특구를 지정했을 뿐이고, 그 자리에 권 전 비서관을 앉히려고 한 것뿐이라고 항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여성전략특구 공천 이후에도 사천 파동은 여러 갈래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선거를 통해 정치인에게 주권을 잠시 맡긴 것이니 국민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잠시 맡은 주권을 잘 쓰고 있는지 자문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