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협력사 직원 일부가 속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파업이 51일 만에 마무리됐다. 하청지회와 협력사가 임금 4.5% 인상에 합의하면서 공권력 투입은 없었지만, 노조의 파업과 불법 점거로 대우조선해양은 8000억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중국 조선업계와의 차별점이었던 '납기 준수율 100%'라는 대외 신뢰도에도 치명타를 입었다. 이 피해는 추산조차 어렵다.
노조의 막무가내식 업무 방해는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공장에서도 50여일째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화물 트럭 수십 대를 동원해 공장 앞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소주 출고를 막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를 제때 출고하지 못해 발생한 피해액이 최소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2월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본사를 19일 동안, 작년 8월 현대제철 협력사 노조는 52일간 제철소의 통제센터를, 같은해 7월 현대중공업 노조는 8일간 조선소 내 턴오버 크레인을 무단 점거했다. 이들 기업 역시 노조의 불법 행위로 수십억~수백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노조의 이 같은 행태는 모두 불법이다. 현행 노조법 제37조에 따르면 노조는 사용자의 점유를 배제하여 조업을 방해하는 형태로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 같은 법 제38조에도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방식의 쟁의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매번 공권력이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탓에 법원의 퇴거 명령에도 노조는 꿈쩍도 않는다. 사측은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 결국 생산 지연에 따른 손해를 줄이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노조의 요구를 일부라도 수용하고 '떼를 쓰면 먹힌다'는 노조의 인식은 더 확고해진다. 악순환이다.
정부는 이번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계기로 노조의 불법 파업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에서는 사업장을 점거하는 방식의 쟁의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근로자 단결권과 사용자의 재산권, 영업권이 동등하게 보호받아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이를 어길 경우 징계·해고까지 가능하다.
엄정한 공권력 대처도 필요하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사태처럼 공권력이 뒷짐만 지는 사이 민간 기업은 수천억원의 손실을 떠안고, 기간 산업의 경쟁력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법과 원칙은 말이나 구호가 아닌 행동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