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관찰자로 나설 것을 주장하는 제니 오델. 오바마가 올해의 책으로 추천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법'을 썼다.(Jenny Odell)/Ryan Meyer

‘정신을 판다’라는 말이 있다. 주의력을 놓치고 혼이 나가 있을 때,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냐?’는 핀잔을 듣는다. 요즘 우리는 ‘눈 뜨고 코 베이듯’ 대놓고 ‘정신을 판다’. 구매자는 소셜미디어 기업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소셜 플랫폼은 사용자의 주의 집중을 빼앗아 순환시키는 ‘관심 경제’로 돌아간다. 제정신을 못 차리도록 디자인된 교묘한 알고리즘은 ‘관심 지옥’과 광고판 속으로 당신의 시선을 착취하고, 시간을 훔친다.

넘치는 시각 정보에서 도피하기 위해 우리는 때로 ‘불 멍’ ‘향 멍’ ‘구름 멍’ ‘물 멍’... 일명 생각의 진공 상태인 ‘멍’의 방주 속으로 몸을 밀어 넣는다. 이런 식의 ‘멍 때리는’ 행위를 일컬어 이어령 선생은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생각을 하는 능동적 방어라고 했다.

이즈음에서 소셜미디어와 자본주의 생산성 트랙에 반기를 든 실리콘밸리의 혁명가 제니 오델를 소개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이라는 다소 급진적인 제목의 책을 낸 그녀는 설치 예술가이고 작가이며 스탠퍼드대학에서 미술사를 가르친다.

제니 오델은 소셜미디어 기업이 인간의 관심을 착취하고 있다고 고발하며, 우리가 적극적으로 관심의 주권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의 지적인 선동가로서 그는 수시로 밖으로 나가 새를 관찰하고 장미 정원을 산책하며,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적정 영역 안에서 신세진 이웃을 돕는다.

나는 그가 자신의 창가에 날아든 까마귀 가족 ‘크로우 패밀리’와 우정을 나누고, 발작으로 쓰러진 이웃을 구조하고, 숲속 오두막으로 디지털 디톡스 휴가를 떠나고, 자본주의적 관습에 맞서 펼치는 다양한 종류의 사려 깊은 ‘거부권’에 깊이 감동받았다.

더불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을 보며, 수시로 ‘문장 멍’을 때렸다. ‘새 관찰은 꽤나 저해상도였던 내 인식의 입자감을 바꾸어 놓았다’거나 ‘관심의 질은 지속 시간과 관련이 있으며 노력을 기울이면 대상을 더 깊이 알아차릴 수 있다’는 문장을 읽으며, 그동안 ‘나의 관심’을 소셜미디어 기업에 얼마나 헐값으로 팔아넘겼던가, 가슴을 쳤다.

엄청난 가속도로 돌아가는 ‘관심 경제’의 쳇바퀴를 멈추려면 느린 ‘관찰’과 ‘감각’ 세계로 진입해야 한다는, 이 다정한 미학자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은 미국 출간 당시 버락 오바마가 트위터에 ‘올해의 책’으로 추천하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성공을 거뒀다.


아티스트 스콧 폴라크의 작품 ‘박수를 권하다(Applause Encouraged)’는 사람들을 아무것도 없는 해변으로 초대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제공한다./ⓒScott Polach

-당신의 이웃 까마귀 ‘크로우’와 ‘크로우손’은 안녕한가?

“다들 잘 지내고 있다. 나는 여전히 산책하고 새를 관찰하고 글을 쓴다. 지난 몇 년 동안 크로우와 크로우손(크로우의 아들)만 나타난 게 아니라 가족 전체가 집 앞에 나타났다. 까마귀들은 내 남자친구와 나를 구별할 수 있는데, 나는 그들을 구별할 수 없는 게 조금 부끄럽다. 최근에는 매가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는데, 까마귀는 매를 싫어한다. 새들의 세상에는 아주 많은 드라마가 일어나고 있다.”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이란 책을 썼지만, 실제로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슬로건의 선동가로서, 이 행위는 ‘도피, 게으름, 뜬구름 잡기’와 어떻게 다른가?

“내가 자주 산책하는 ‘장미 정원’의 유지 보수를 예로 들어보자. 장미를 자라게 하려면 일 년 내내 많은 돌봄 노동이 필요하다. 그 모든 일은 자원봉사자가 하고 있고, 많은 이들이 그들에게 다가가 감사를 표한다. 그러나 생산성의 표준 관점에서, 정원의 유지 보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된다. 겉으로 보기에 공공 정원은 늘 똑같은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든 행위가 생산성의 틀 안에 있어야 한다는 압박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다. 사실상 적극적인 행동 계획이다. 수익을 내는 행동만이 의미 있다는 자본주의적 사고 트랙을 끊고 나타났다.”

-그렇다면 당신의 역할은 생산성 관점에서 무시됐던 ‘무관심 영역’을 발굴하는 것인가?

“그렇다. 인간에게는 ‘계량화될 수 없는 빛나는 순간들’이 많다. 문제는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이 우세해질수록,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을 방어하는 게 더 어려워진다는 거다.”

-알다시피 세상은 점점 더 ‘관심 경제’의 사이클로 돌아간다. 일단 소셜미디어가 주도하는 이 소란스러운 ‘관심 지옥’에서 우리가 헤어나오는 게 가능할까? 나만 해도 매일매일 자발적으로 ‘페이스북 피드’의 먹잇감이 되는 중인데.

“무엇보다 소셜 미디어는 순환되는 피드백 위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연결과 확인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모아 그 욕망을 충족시키고, 동시에 악화시킨다. 더 많이 사용할수록 더 외롭고 덜 확인된 느낌 때문에, 계속 돌아오도록 설계돼 있다. 갈증을 부르는 음료수처럼.

빠른 해결방안은 없다. 관심을 단번에 끊어낼 순 없지만, 더 깊은 형태로 키워낼 순 있다. 이건 장기전이다. 일단 미술관과 거리로 나가서 예술과 자연을 관찰할 것을 권한다. 또 하나는 친구와 길고 사려 깊은 대화를 나누는 거다.”

자본주의 효율 숭배에 대한 유려한 반론서. 제니 오델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법'.

-패스트푸드를 끊고 건강식을 먹으라는 말 같다.

“맞다. 기업들은 이 순환 피드백을 활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조정한다.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피드백의 순환을 깨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이웃과 자연, 그 생명체가 있는 ‘장소’와 지속해서 깊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기술적 저항으로는 ‘페이스북 뉴스피드 퇴치기(Facebook Newsfeed Eradicator)’를 제안했다. 그 자신, 몇 년 전 페이스북을 그만둘 생각 없이 이 프로그램을 설치했지만, 뉴스피드가 없다면 1분 이상 페이스북을 사용할 이유가 없더라고.

-‘관심 경제’의 사정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신은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새를 관찰하고 장미정원을 산책하고, 도보 중에 쓰러진 이웃을 구조하는 등. 그 ‘알아차림’ 행동의 변화는 언제 처음 시작됐나?

“시작은 어린 시절의 일기였다. 외동으로 자라면서 나와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일기를 활용했다. 고등학생 무렵부터 글쓰기는 다른 것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상적인 방법이 됐다. 일기를 쓰면서 알았다. 우리 코 아래에 매우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어린 시절부터 예술가가 된 지금까지, 관심을 확장시키는 근본 동력은 ‘관찰’이라고 했다. 관찰을 놓지 않기 위해 아직도 매일 일기를 쓴다고.

제니 오델은 한동안 에너지나 폐기물 처리 같은 물리적 인프라를 사용해서 작품 활동을 했다. 중요하지만, 잘못되지 않으면 주의를 끌지 못하는 것들을 재배치하면서. 이후 그의 관심은 확장돼서 우리의 존재를 결정짓는 또 다른 기반 네트워크인 생태 지역주의로 옮겨갔다.

-최전선의 디지털 생태지역인 실리콘밸리에선, 최근 알고리즘의 내부고발자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관심을 화폐로 환전시키는 이 디지털 메가시티를, 당신은 어떻게 보나?

“실리콘밸리에서 자라면서 나는 그곳이 산타크루즈 산과 샌프란시스코만 사이에 있는 물리적인 공간이라는 것을 인식하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실리콘 밸리의 이미지는 너무 추상적이고 과장돼 있으니까. 마치 구름 속에 있는 것처럼.

내가 보는 실리콘밸리는 ‘널리 퍼진 상식적인 유행을 선별해서 해시태그와 브랜딩, 그리고 등급을 가진 값비싼 서비스로 만드는 곳’에 불과하다. 기술 내부고발자들은 실리콘밸리 기업이 테크노-유토피아적 수사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그저 수익 주도적인 기업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디지털 디톡스 또한 어떤 생각도 상품이 될 수 있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드러낼 뿐.”

-스탠퍼드대 학생들을 야외에 앉힌 후 아무 일도 하지 않도록 시키는 당신의 교육 방식도 매우 도전적이다. 실제 반응은 어땠나?

“몇몇 학생들은 불편해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왜 불편했는지 이야기하는 걸 즐기더라. 이런 커리큘럼은 ‘알아차리는 것에 주목하게’ 만든다. 호기심을 불어넣는 것이 어떻게 낡은 습관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아티스트 미얼 래더맨 유켈리스의 ‘닦기/자국/유지:실외(Washing/Tracks/Maintenance:Outside)’는 가사 노동을 비생산적이라고 여기는 통념에 반대하며, 새로운 생산성의 개념을 제시한다. ⓒMierle Laderman Ukeles

-고백하자면 나또한 오랫동안 ‘유지와 보살핌’을 ‘성장과 생산’을 보조하는 하위단계로 생각했다. 다행히도 당신 주변에는 순환과 재생을 가치 있게 경험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대표적으로 내 아버지는 2년 동안 직장을 그만두고 ‘퇴거의 시간’을 가졌다. 아버지는 책을 읽고 낚시를 하고 친구와 수다를 떨고 플루트를 익혔다. “초라한 나와 직면하게 되는 그 순간을 견뎌야 해”라고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그 시기에 그는 창조성과 열린 상태, 그것에 필요한 지루함을 배웠다.

전기 기술 일터와 산을 주기적으로 오가는 아버지에게 어느날 내가 증강현실에 관해 물었더니 이렇게 답하시더라. “증강현실? 내가 지금 그 안에 살고 있잖니.”

이런 식의 유쾌함과 휴식, 보살핌은 그 자체의 가치로 존중받아야 한다. 현재 새 직장을 구하고 있는 내 친구도 (실제로는) 백수지만 스스로를 (반 농담으로)’전업 친구’라고 부른다.”

-그 ‘전업 친구’와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내 ‘전업 친구’가 최근 최고의 선물을 해줬다. 보석 세공인이 쓰는 루페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10배 확대경이다. 친구와 나는 루페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를 찾아가곤 한다. 가령 식물원에서 식물을 클로즈업해보고 털이 얼마나 많은지에 깜짝 놀랐다. 이른 아침엔 신비로운 이슬방울도 관찰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새를 보기 위해 나는 쌍안경을 가지고 다닌다. 아버지가 이 동네의 표준 조류 안내서와 함께 10년 전에 주신 거다. 쌍안경과 루페는 내게 두 개의 다른 시력을 선사한다. 하나는 더 깊게 보도록, 다른 하나는 더 당겨 보도록 해준다.”

-관찰은 과학과 예술의 기본 토대인데, 그것이 우정과 일상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신기하다.

“두 개의 눈은 항상 놀라운 곳으로 나를 데려간다. 나는 그저 보기만 하면 된다. 쌍안경이나 루페가 없다면 ‘iNaturalist’라는 앱을 사용해보라. 식물과 동물 사진을 찍어 올리면 바로 정보를 알려준다.”

-관찰하려면 신체적 탐문 능력과 적정 영역이라는 ‘동물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역시 ‘장소성’인가?

“장소와 관찰은 일종의 선순환구조로서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던 소셜미디어의 불안한 관심 순환 구조와는 반대다. 특히 지역적 특성을 알면 더 많은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iNaturalist라는 앱이 잘 작동하는 이유도 시간과 위치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내가 존경하는 작가 세베네 셀라시는 ‘당신은 과대 자극되었지만, 과소 감정화되었다’라는 글을 썼다. 그녀의 지적처럼 우리는 온종일 언어적이고 시각적인 데이터에 시달린다. 그 해독제는 우리가 주체적으로 다른 감각을 사용해서 상호작용하는 거다. 냄새 맡고, 음악 듣고, 춤추고, 집에 있는 식물을 만지면서.

현실에서 아바타가 다 되지 않으려면, 감각을 사용해야 한다.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의 상호작용을 기억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장소’가 필요하다.”

제니 오델은 그의 첫 책에서 방대하고 날카롭고 아름다운 지적 사유를 펼쳐보인다. 집 앞의 해오라기부터 디오게네스의 퍼포먼스까지. 범주가 다른 지식 체계를 가히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섞어낸다./Ryan Meyer

-전원에서 멍 때리기, 수도원 피정, 오두막에서 핸드폰 없이 지내기 등 낯선 장소로 떠나는 정기적인 디지털 디톡스 휴가가 감각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되나? 문득 트럭을 타고 떠도는 영화 ‘노마드랜드’도 겹쳐서 떠올랐다.

“초기에 디지털 디톡스 캠프를 만들고 활동했던 레비 펠릭스는 도시를 떠난 독립성을 중시했다. 특정한 버전의 자유와 공동체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 ‘노마드랜드’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게 맞다.

내 경험으로는 디지털 디톡스 휴가는 꽤 유익하다. 짧은 패닉이 있지만, 어쨌든 휴대폰이 무력해진다는 건 매력적인 체험이니까. 그 여행에서 나는 흐르는 강과 시에라 네바다 산맥과 깊이 교감했다. 휴대폰에서 관심을 끄니 사방이 관심거리더라. 새와 나무와 별에 정신이 팔리면 다른 차원의 풍경이 펼쳐진다.

중요한 건 그 휴가가 무기한도 아니고, 결국 나는 집으로 돌아갈 거라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미디어의 사이클과 서사를 벗어난 휴식을 경험하면, 돌아가서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다. 세상에 참여하면서도 사색할 수 있다. 외부자의 관점을 유지한다는 건 멋진 일이다.”

-전 세계 사회예술가들이 ‘일정 기간’ 디지털 거리 두기 캠페인을 선언하면 어떻게 될까?

“정말 재미있겠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 분들이 이 문제를 제기하기를 바란다.”

제니 오델은 페이스북 피드에 자극적인 낚싯대와 미끼가 던져질 때 멈추고 그 맥락을 살피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Ryan Tuttle

-얼마 전 ‘고립의 시대’를 쓴 노리나 허츠 박사와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쓴 네트워크 과학자 데이먼 센톨라를 인터뷰했다. 외로움에 대처하기 위해, 더 나은 사회변화를 위해, 그들은 공통으로 로컬 단위의 깊은 네트워크를 중요하게 얘기했다. 깨어있는 사람들은 모두 ‘초연결’의 허상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맞다. 하지만 사람의 직접 연결만이 해답은 아니다. 우리는 다른 비인간 생명체와도 연결돼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다른 종과 단절된 고립감을 로빈 월키머러는 ‘종의 외로움’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자연 속에 홀로’라는 말이 정말 이상하다. 어떻게 혼자일 수 있나? 자연에는 수많은 종이 함께 있다. 그곳에서 수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여러분이 새를 관찰하러 갈 때, 새들은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여러분의 모든 움직임에 반응하는 존재들이다. ‘자연 속에서 혼자일 수 있다’는 생각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서구적 사고방식의 산물이다. 그런 생각은 마치 플라스틱 입자처럼 우리가 지구에서 사는 구분된 개인이라는 착각을 일으킨다.

정체성을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신을 사람, 식물, 동물, 날씨 등 많은 것들이 만나고 변화하는 교차지점으로 사고하라. 물론 용기와 인내와 겸손이 필요한 일이다.”

-세상을 주도적으로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더 다정해졌나?

“물론! ‘보는 것은 신세를 지는 것’이다. 주의를 기울이는 것의 결과는 대상에 대한 책임이니까. 새를 관찰하는 사람 중에서 기후 변화가 조류 개체 수에 미치는 영향에 무관심한 사람은 없다. 알면 사랑하고 사랑하면 책임지게 된다.

더불어 집중하고 변화를 관찰하고 관계를 파악하는 행위는 그것을 ‘진짜’로 만들어준다. 평평하게 사물화시키는 소셜미디어와는 정반대다. 엽서 사진과 실제 풍경의 차이는 얼마나 큰가.”

"기후 관련 재앙이 점점 늘어가는 이 시기에 나를 도와 줄 사람은 페북 팔로워가 아니라 이웃입니다."/Ryan Tuttle

-어떤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나?

“예술가들, 작가들, 생태학, 돌봄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들은 내게 말한다. 오랫동안 생각했던 걸 표현해줘서 고맙다고. 나는 스탠퍼드 대학의 제자들에게 연민이 있다. 오늘날의 학생들은 ‘열정을 추구하라’는 메시지와 ‘생산성을 갖추라’는 이중 메시지에 혹사당한다. 제가 제안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이 학생들 내면의 불협화음을 건드리길 희망한다.”

-일어난 직후 그리고 잠들기 직전에 무엇을 하나?

“일어나면 제일 먼저 아침 식사를 만든다. 잠들기 전에는 소설 읽는다. 가끔은 15년 전의 일기를 읽고 큰 소리로 웃는다.”

-마지막으로 소셜미디어에 관심을 착취당하지 않고 관심의 통제권을 회수하기 위한 행동 가이드를 부탁한다.

“일단 질문과 관찰에 습관을 들이려면 일기를 쓰는 게 가장 좋다. 짧게 명상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명상은 공허가 아니라 관찰을 키우는 행위다.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가장 드라마틱한 행동이다. 새, 나무, 바위, 건축을 선택해서 집중하면 다른 세계 다른 풍경이 열릴 거다. 내가 좋아하는 건 전날과 다른 무언가를 알아차리는 거다. 단번에 찾을 순 없지만, 결국 미세하게 달라지고 있고,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소셜 미디어를 사용할 때는, 한 번씩 심호흡을 해라. 그 순간에 어떻게 느끼는지 돌아보라. 생각과 감정뿐 아니라 자세와 표정을 들여다보면서. 그리고 만약 여러분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일어나라. 이 동작만으로도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효과가 가장 확실한 행동은 당신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예를 들어 동네 음식점 직원이나 경비원에게 다정하게 말을 거는 것이다. 관심을 표하고 관계를 만들어내면서, 여러분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동시에 돕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