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옥(왼쪽)과 SK하이닉스 사옥./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개월 만에 두자릿수대로 다시 상향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메모리 수요가 예상을 웃돌면서 전망치가 계속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다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수퍼사이클 내에서도 삼성전자는 6세대 HBM(HBM4) 전환 성과로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누려온 점유율 1위 프리미엄이 다소 약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와 두 회사 간 온도차는 있다.

15일 주요 증권사와 해외 투자은행 보고서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14조원 안팎으로 집계된다. 3개월 전 추정치(101조9052억원) 대비 12조2836억원(12%) 상향된 수치이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분기(89조4000억원)보다 28% 늘어난 규모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78조8035억원으로, 3개월 전(75조7249억원) 대비 4% 상향됐고 2분기(60조5426억원) 대비로는 30% 증가한 수준이다.

◇ 메모리 수퍼사이클 지속… 영업익 눈높이 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범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 분기 대비 13~18%, 낸드플래시는 10~15%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분기(D램 90%대) 상승폭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둔화된 수치다. 가격이 이미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한 데다, PC·스마트폰 등 소비자 시장의 가격 감내 한도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는 신규 생산능력 상당분이 HBM과 서버용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 제품에 우선 배정되면서 범용 제품 공급 부족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메모리 3사가 물량 확대보다 제품 믹스 개선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판매량보다 가격이 실적을 좌우하는 구간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호황 속에서도 두 회사에 대한 증권가 시각은 엇갈린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HBM4 매출 비중이 올 1분기 5%에서 올 2분기 35% 수준까지 확대되는 동시에 수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1위 경쟁력은 유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HBM4 양산성 개선으로 그간 누려온 점유율 1위 공급자 프리미엄이 다소 희석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LS증권은 당초 2027년 SK하이닉스의 HBM 영업이익률을 80% 수준으로 예상했다가 최근 60% 수준으로 낮춰 잡기도 했다. 다만 경쟁 구도 반전이라기보다는 격차 축소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 마이크론 실적에 이목 쏠린 가운데 변수는 환율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로고./로이터연합뉴스

변수는 원·달러 환율이다. 씨티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 강세를 반영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76조7000억원에서 74조원으로 낮췄다. 이는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78조7166억원)를 밑도는 수치로,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261조1000억원에서 254조2000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달러 기준으로 형성되는 메모리 가격과 달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손익계산서는 원화로 환산되는 만큼, 환율 방향이 실적 눈높이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올 3분기 전망을 재확인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오는 30일 발표할 예정인데, 매출 가이던스로 490억~510억달러를 제시한 상태다. 가이던스 상회 여부는 AI발 메모리 수요의 견조함을 가늠할 바로미터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나오는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마이크론 실적은 달러 기준인 만큼, 가이던스를 상회하더라도 원화 강세 영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원화 환산 눈높이에는 온기가 그대로 전이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선 이익 증가율 둔화보다 이익의 질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과, 기저 부담과 환율 변수를 함께 봐야 한다는 설명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이익 증가율 둔화는 기저 부담에 따른 흐름"이라면서도 "밸류에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이익 증가율이 아닌 이익의 안정성과 수익성이며, 반도체의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영업이익률은 2026년과 2027년 모두 과거 사이클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