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람뿐 아니라 목적과 예산을 가진 소프트웨어도 고객이 됩니다."

오순영 아마존웹서비스(AWS) 수석 솔루션즈 아키텍트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에 위치한 AWS 코리아 오피스에서 열린 '2026년 한국의 인공지능(AI) 잠재력 발현' 리포트 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 아키텍트는 현재 웹 트래픽의 51%가 봇에서 발생한다며, AI 에이전트가 거래의 주체로 올라서는 '에이전트 경제'가 현실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오순영 아마존웹서비스(AWS) 수석 솔루션즈 아키텍트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에 위치한 AWS 코리아 오피스에서 열린 '2026년 한국의 인공지능(AI) 잠재력 발현' 리포트 발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WS 제공

◇ AI가 데이터 사고파는 시장 열린다

AWS는 AI 에이전트가 직접 거래에 참여하는 기능을 내놓고 있다. AWS가 지난달 공식 출시한 '베드록 에이전트코어 페이먼츠'는 에이전트가 유료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콘텐츠를 스스로 검색하고 결제까지 하도록 한다. 에이전트는 허용된 도구와 금액, 조건 안에서 코인베이스, 스트라이프 등을 활용해 스스로 결제한다. 디지털 콘텐츠 소유자와 게시자 등 공급자들은 AWS의 웹 방화벽(WAF)을 통해 AI 봇에 직접 과금할 수 있다.

오 아키텍트는 "웹 활동의 주체가 사람에서 기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데이터 한 건, API 호출 한 번이 기계가 구매하는 디지털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전트가 거래하며 가격의 단위도 바뀔 것"이라면서 "지금은 토큰만 얘기하지만, 기계가 스스로 구매하는 시장에서는 비용의 기준이 토큰이 아니라 '완수된 성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를 얼마나 썼는지가 아니라 '이용자의 일을 실제로 얼마나 해냈는가'가 과금 단위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오 아키텍트는 AWS의 에이전트 관리 도구 '베드록 에이전트코어'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가 공개 5개월 만에 약 200만회 다운로드됐다며 "소프트웨어가 답변을 넘어 목표, 자원, 거래를 스스로 조정하는 순간, AI는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경제 주체가 된다"고 했다. 또 기업 애플리케이션(앱)에 통합되는 에이전트 비율이 2025년 말 5% 미만에서 올 연말 40%까지 늘 것으로 전망했다.

◇ 韓 AI 도입 늘었지만, 전략 갖춘 기업 27%뿐

오 아키텍트가 밝힌 에이전트 경제 구상은 한국 기업의 AI 도입이 그만큼 무르익었다는 판단 아래에 있었다. '2026년 한국의 AI 잠재력 발현' 리포트가 에이전트 경제 논의의 토대가 됐다. AWS 의뢰로 리서치 기관 스트랜드 파트너스가 국내 기업 리더 1000명과 일반 국민 1000명을 조사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AI 도입률은 1년 전 48%에서 올해 58%로 올랐다. 지난 1년간 약 62만4000개 기업이 AI를 새로 도입했다.

AI 도입 확대는 실제 가치를 만들어 낸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도입한 기업의 81%가 생산성 향상을, 58%가 매출 증가를 보고했다. AI로 주당 평균 14시간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기본 업무에만 쓰는 '기초 단계 기업' 비율은 70%에서 54%로 줄고, 여러 모델을 결합하거나 자율 AI를 배포하는 '고급 단계 기업' 비율은 11%에서 26%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다만 공식적이고 포괄적인 AI 전략을 갖춘 기업은 27%에 그쳤고, AI 성공을 측정할 일관된 기준을 갖춘 기업은 24%에 불과했다.

함기호 AWS 코리아 대표는 "한국 기업은 AI에서 상당한 모멘텀을 구축했으며, 이미 많은 기업이 생산성과 성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제 관건은 AI를 도입할지 여부가 아니라 이를 비즈니스 전반으로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다"라고 짚었다. 함 대표는 "데이터·역량·거버넌스·기술 전반에 걸쳐 탄탄한 기반을 갖춘 조직이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