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럼그룹과 6년간 총 137억달러(약 18조4000억원) 규모의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고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이 13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럼그룹은 동영상 플랫폼 럼블(Rumble)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트루스소셜의 서비스를 호스팅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초기 투자자에는 억만장자 피터 틸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와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이 포함돼 있다.
앤트로픽은 최근 1년간 구글, 스페이스X, 엔스케일 등과 잇따라 대규모 컴퓨팅 계약을 체결하며 AI 인프라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들 계약을 모두 합하면 최소 14.8기가와트(GW) 규모로, 향후 10년간 최대 5170억달러(약 700조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럼그룹은 지난달 23일 공시를 통해 137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당시 계약 상대방은 공개하지 않았다.
럼그룹은 지난 6월 독일 네오클라우드 기업 노던데이터를 약 7억6700만달러(약 1조원)에 인수하면서 AI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 호퍼 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H200 약 2만2000개와 미국 조지아주 데이터센터 부지를 확보했고, 이후 사명을 럼그룹으로 변경했다.
앤트로픽은 현재 건설 중인 조지아주 메이스빌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용량을 임차할 예정이다. 다만 이 시설의 전력망 접속 용량은 120메가와트(MW)에 그치고 완공 시점도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럼그룹 역시 지난달 공시에서 데이터센터 건설과 장비 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며 추가적인 부채와 자본 조달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서 특이한 점은 앤트로픽이 럼그룹 주식 최대 5100만주를 주당 1센트에 살 수 있는 옵션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럼그룹 주가는 지난 11일 7.17달러로 마감해 시가총액은 약 28억달러에 달한다. 만약 앤트로픽이 옵션을 모두 행사할 경우 현재 주가 기준으로 3억6000만달러가 넘는 평가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옵션 행사 규모는 앤트로픽이 럼그룹으로부터 실제 구매하는 컴퓨팅 용량과 연동돼있다.
투자정보매체 트레이딩키는 트럼프 행정부와 연관된 럼그룹과의 제휴가 이해상충과 조달 규정 논란으로 번질 경우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기업가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대규모 정부·국방 계약 수주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