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쓰가 슈퍼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출을 시작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3일 보도했다. 후지쓰가 첨단 반도체를 외부에 본격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후지쓰는 AI용 첨단 CPU '모나카(MONAKA)'를 2027년 이후 일본, 미국,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후지쓰는 미국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에 해당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미국 대형 클라우드 기업에도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모나카는 AI용 2나노(㎚·1㎚=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CPU로 설계는 후지쓰가 맡고 생산은 대만 TSMC가 담당한다. 이 제품은 소비전력 대비 연산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후지쓰는 AI용 첨단 반도체를 주로 자사 제품에 사용했다. 후지쓰는 CPU 외부 판매를 통해 2030년도까지 누적 매출 2500억엔(2조19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후지쓰는 CPU뿐 아니라 모나카를 탑재한 AI 서버도 국내외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현재 금융·통신 기업 등 24개사가 시험 장비를 이용해 성능을 검증하고 있으며, 40개사 이상과 도입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후지쓰는 AI 서버 6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는데, CPU와 서버뿐 아니라 AI 개발·운영 플랫폼까지 묶어 제공해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후지쓰는 1980년대 도시바 등과 함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며 일본 반도체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한국·미국·대만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2010년대 자체 반도체 생산에서 사실상 철수하고 개발에 집중해왔다. 최근 후지쓰가 다시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증한 첨단 로직 반도체 수요가 있다. 후지쓰는 독자 개발한 AI용 CPU 등을 앞세워 이 시장에서 반격을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도 후지쓰의 재도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WSTS)는 2026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90% 증가한 약 240조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