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추아 메타 아시아태평양 정책 디렉터가 10일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에서 열린 '스크린 스마트 라운드테이블'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호준 기자

메타가 한국 정부와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 제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 18세 미만 이용자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을 하루 2시간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적절한 규제 수준을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메타는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식은 오히려 규제가 약한 플랫폼으로 이동하거나 우회 이용을 늘릴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필립 추아 메타 아시아태평양 정책 디렉터는 10일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에서 열린 '스크린 스마트 라운드테이블'에서 미국에서 합의한 청소년 SNS 이용 시간 제한 조치의 국내 도입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에 어떤 방식이 적절할지 살펴볼 것"이라며 정부와 향후 관련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美선 '2시간 제한' 수용했지만… 전면 금지엔 반대

메타는 지난달 미국 주정부들과 청소년의 SNS 중독 문제를 둘러싼 소송을 약 167억달러(약 23조원)에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18세 미만 이용자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을 합산 하루 2시간으로 제한하고, 야간 시간대 앱 이용과 학교 수업 시간대 알림도 제한하기로 했다.

여기에 세계 각국에서는 청소년의 SNS 이용 자체를 제한하려는 움직임까지 확산하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부터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이 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유튜브·X 등 주요 SNS 계정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들은 16세 미만 이용자의 신규 가입과 기존 계정 유지를 막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

메타는 이 같은 전면 금지 방식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아 디렉터는 "전면적인 금지를 살펴보면 몇 가지 분명한 과제가 있다"며 "청소년들이 금지를 우회하거나 더 규모가 작고 규제가 덜한 플랫폼으로 이동해 더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추아 디렉터는 한국의 '게임 셧다운제'도 사례로 들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2011년 게임 금지 조치를 시행한 적이 있었지만 앞으로 나아갈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젊은이들이 온라인에 접속하고 싶어 하면서도 안전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인정하는 법률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 금지보다 '연령별 보호'… 스레드까지 청소년 계정 확대

메타는 개별 SNS를 전면 차단하는 대신 운영체제(OS)와 앱스토어 단계에서 이용자의 연령을 파악하고, 각 앱이 이에 맞는 이용 환경을 제공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추아 디렉터는 청소년이 다양한 앱을 동시에 이용하는 만큼 개별 기업의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애플이나 안드로이드 등 OS 사업자가 연령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각 앱이 연령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메타는 현재 국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메신저의 청소년 계정에 비공개 계정, 메시지 상대 제한, 하루 60분 이용 알림,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알림을 제한하는 사용 제한 모드 등을 기본 적용하고 있다. 부모는 가족 센터에서 자녀의 앱 이용 시간을 별도로 정하거나 특정 시간대 이용을 차단할 수 있다.

메타는 청소년 계정 체계를 자사 SNS '스레드'로도 확대한다. 국내 도입은 오는 18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으로, 이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메신저, 스레드 등 메타의 주요 서비스에서 모두 청소년 계정을 운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