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왼쪽)와 루스 포라트 알파벳·구글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지난 9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투자 발표 행사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구글이 인공지능(AI) 모델 구동을 위한 데이터센터 등 핀란드의 디지털 인프라에 향후 2년간 최소 130억유로(약 20조2000억원)를 투자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9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밝혔다. 구글은 "이번 투자는 유럽 내 구글의 단일 투자로는 최대 규모"라며 "책임감 있게 AI 인프라를 구축해 온 핀란드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투자에 데이터센터와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 건설뿐 아니라 하미나, 카야니, 무호스 등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사업 등 청정에너지 프로젝트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전력 확보를 위해 핀란드 국영 에너지 기업 포툼과 22년 장기 전력 구매 계약도 체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포툼이 운영하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의 최대 50%를 공급받는다.

루스 포라트 구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계약이 구글이 미국 밖에서 체결한 최초의 원자력 에너지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으로 포툼은 원전 면허가 만료되는 2050년까지 안정적인 가동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블룸버그는 구글과 포툼의 계약이 유럽 내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유사 계약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양사는 향후 핀란드에서 신규 원전과 재생에너지 개발 방안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구글의 이번 결정은 우리의 강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데이터 경제의 가치는 직접적 투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구글과의 협력 강화는 양측 모두에 지속적인 혜택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2009년 핀란드 해안 도시 하미나의 옛 제지공장을 인수해 데이터센터로 전환한 이후 현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이번 투자로 핀란드의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36억유로(약 5조6000억원) 증가하고, 핀란드 전역에서 3만7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1만6000개의 일자리는 2027∼2028년 진행될 건설 부문에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건설 단계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디지털 인프라 운영 분야에서 매년 약 7000개의 일자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핀란드는 원자력과 풍력, 수력 등 발전원이 풍부하고 비교적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할 수 있어 최근 데이터센터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또 북극권에 위치해 데이터센터 냉각에 유리한 환경을 갖춘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