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18에서 기본형을 빼고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전면에 내세웠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전략을 기존 '1년에 한 번'에서 변화를 주는 모습이다. 미국에서 아이폰 듀오와 갤럭시 Z 폴드8의 가격 차이는 약 100달러(약 13만원)에 불과하다.
애플은 아이폰18 프로 가격을 전작 대비 100달러 올리는데 그쳤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2위인 애플이 화웨이, 샤오미 등과 경쟁하는 프리미엄 폴더블폰 시장까지 파고들면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수성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 여권형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갤럭시 Z폴드8과 100달러 차이
삼성전자의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처음으로 분기 적자(영업손실 7000억원)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MX사업부장에게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애플이 아이폰 생태계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면서 수익성 방어라는 과제를 안게 됐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전자가 부담스러운 이유는 아이폰 듀오와 자사 제품의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이다. 여권형 스마트폰 크기로 분류되는 아이폰 듀오의 한국 출시가는 256기가바이트(GB) 329만원·512GB 359만원·1TB 419만원·2TB 509만원이다. 갤럭시 Z폴드8은 256GB 227만8100원·512GB 253만1100원· 1TB 315만2600원이다. 기본형끼리 비교하면 아이폰 듀오가 Z폴드8보다 101만1900원 비싸다.
다만, 애플의 홈그라운드인 미국 가격 기준으로 보면 가격 차이가 좁혀진다. 256GB 기준 아이폰 듀오 가격은 1999달러, 갤럭시 Z폴드8 가격은 1899.99달러로 100달러 차이다. 북미 시장에서 삼성의 '폴더블 프리미엄' 지위가 위태로운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32%로 전망하면서 애플과 화웨이가 각각 25%, 2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의 폴더블폰 점유율이 2027년에는 4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다.
◇ 삼성전자, 내년 2~3월까지 '플래그십 공백'
애플이 아이폰 기본형과 프로 모델을 같은 시기에 선보이지 않은 것도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아이폰18 기본형을 선보이지 않은 것을 놓고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시기를 분산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켓워치는 "애플의 새로운 단계적 출시 전략"이라며 "가을에는 아이폰18 프로·아이폰18 프로·듀오를, 내년 봄에는 일반형 아이폰18·에어·18e를 내놓으려는 모습"이라고 했다.
부품 수급 문제도 출시 전략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가격과 수급에 대한 부담이 커진 가운데, 애플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프로 모델과 폴더블 제품을 먼저 생산해 판매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매년 한 차례 아이폰 신제품을 쏟아내는 대신 제품군을 두 시기로 나눠 공개함으로써 신제품 효과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빌라 포팔 IDC 연구원은 "출시 전략 변화로 애플이 연중 매출을 보다 고르게 분산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애플이 아이폰18 기본형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주력 제품인 갤럭시S27를 내년 2~3월에 내놓을 경우 플래그십 신제품 공백이 불가피하다.
◇ 화웨이 안방까지 파고드는 애플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이 파괴력을 갖는 곳은 '중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기준 약 40%(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중국은 상황이 정반대다. 올 2분기 중국 내 폴더블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68%(스마트애널리틱스 글로벌)에 달했다. 애플의 신제품 발표 직전 화웨이가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메이트 XT2'를, 샤오미가 최상위 모델인 '샤오미 18폴드'를 공개한 것도 애플을 견제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국에서 애플의 입지 확대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입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 0.1%에 불과하다. 애플은 18.1%로 화웨이(22.6%)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애플이 중국에서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을 가져간다면 어느 정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은 초기 생산 확대 단계에서 공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에 올해 출하량 전망치의 상단을 600만대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리즈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국장은 "애플이 올해 폴더블폰 시장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공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임에도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했다.